[여순사건 특별법 기획] 여순사건, 그때를 되돌아본다(7)
[여순사건 특별법 기획] 여순사건, 그때를 되돌아본다(7)
  • 김충석
  • 승인 2020.07.15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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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3기, 5기 여수시장

7, 여수군청을 비롯한 전 행정기관을 접수

김계유(향토사학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선생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23세로 여수군청에 근무하였는데, 어제의 분위기로 봐 우리 관공리는 별 탈이 없을 것 같아 집에 멍하니 있는데, 21일 오후 2시경 정주양 내무과장의 친필이 틀림없는 회장(回章)을 청부 육삼조가 가져왔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고 이미 70여 명의 직원들의 도장이 찍혀 있었다.

회 장 (回章)

내일 오전 10시 군 인민위원회에 사무인계가 있으니 전 청원은 이 회장을 보는 즉시 등청하여 인계서 작성에 착수하기 바람.

단기 42811021일 내무과장 鄭 柱 陽

이때 장성필 여수군수는 사건 전날 광주에 가고 없었기 때문에, 정주양 내무과장이 군수직무를 대리하고 있었다.

(이 때 정주양이 군청 직원을 소집한 것은 군 직원들을 유임시키기로 군인민위원장 이용기와 합의를 보았기 때문이었다고 함)

여수군인민위원회가 된 여수군청에는 무장보초만 두 사람 서 있을 뿐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사무실에도 120여 명의 직원 중 70여 명 가랑이 나와 있었다. 5 10선거 당시 직원들 앞으로 선거 보이콧 우편을 띄우고, 군청 인공기 게양사건으로 평소 주목을 받아오던 공보계 노용배, 학무계 강대학, 농회 서정태 세 사람이 부지런히 설치고 다니면서, “과장급 이상은 몰라도 우리 직원들은 아무 염려 없으니 걱정들 말라,”고 위로해 주었다.

조금 뒤 지시에 따라 줄을 서자, 인민위원회 간부란 사람이 나와 좌익식으로 하는 사무인계 서식을 말해주었고, 이등중사 계급장을 단 군인 한 사람이 어제와 오늘 사이에 14연대가 이룩한 전과를 설명해 주었다.

2210시에 군청회의실에 모였다. 이용기가 막료 두 사람과 군인 두 사람을 데리고 정주양 내무과장과 함께 들어섰다.

이용기가 군 직원 동무 여러분! 저는 아직 나이도 적고 또 배운 것도 아주 짧습니다. 동무들 가운데는 저보다 연세도 많으시고 또 학벌도 높은 사람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동무 여러분! 이번에 우리 14연대가 이승만 도당들이 시키는 대로 만약 제주도를 갔더라면 어떤 결과가 왔겠습니까? 일제 36년 동안 그들 등살에 못견뎌 일본이나 만주 등지로 유리걸식하고 다니다가 해방이 돼서 내 고향이라고 찾아온 우리 동포들을 그들은 5만 명이나 죽였습니다. 그 이유는 단선 단정을 반대한다는 것 하나뿐입니다. 이승만 도당이 단선 단정으로 조국을 영영 분단시켜놓자, 이북에서도 할 수 없이 금년 8월에 전기를 끊어버려 우리 남한 내의 공장 기계가 안 돌아 산업이 파탄됐습니다. 그리고 이승만이 미국의 괴뢰인 단독정부를 세우자, 금년 9월 이북도 할 수 없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운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우리 14연대 동무들이 조국통일을 부르짖고 일어선 것입니다. - 후 략 - 되도록이면 군 직원 동무 여러분을 그대로 포섭해서 썼으면 좋겠습니다만 대외적인 체면도 있는 것이니, 여기서 호명하는 간부 몇 사람만 제외하고 나머지 동무들은 이 자리에 그대로 남아서 우리와 함께 혁명과업완수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해직자 명단을 발표하였는데 군수 장성필, 내무과장 정주양, 산업과장 한창석, 후생과장 박학례 와 행정, 학무, 공보, 산림, 농정, 면작, 농사계장 등 11명을 발표하고, 군인이 14연대의 전과(戰果)를 말해주고 직원들은 행정반이란 완장을 차고 근무하였는데, 어느 기관이나 개점휴업상태여서 우왕좌왕하다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와 보니 낮에 국군 정찰기가 뿌리고 간 삐라를 아내가 몰래 주워 놨다가 내놓았다.

국무총리 겸 국방장관 이범석 명의로 반란군은 지도자를 사살하고 부대에 백기를 달고 투항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집단 혹은 개인적으로라도 총기, 탄약, 화약을 파괴하고 귀순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때까지 전국적으로 일어난 사태인 줄로만 알았던 주민들이나 공무원들, 뒤늦게 반란에 가담한 사람들도 14연대만의 반란이고 그동안 거짓말에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계속~>

[여수인터넷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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