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추진 명문사립외고, 첩첩산중
여수시 추진 명문사립외고, 첩첩산중
  • 김현석
  • 승인 2015.05.20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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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공감대 형성 미지수, 사립외고 설립 목적 달성할지도 의문

 YSEN  대표
[발행인 칼럼]   여수시가 주철현 시장의 핵심공약 사항이라 공언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는 명문 사립외고 추진 정책이 점점 첩첩산중에 놓여 있는 분위기다.

지난 4월30일 오후 2시 주삼동주민센터에서 열렸던 여수시의 사립외고 설립에 대한 주민 설명회에서 이노철 여수시 관광문화교육사업단장은 사립외고 설립 재원 마련과 비용 절감 측면을 고려할 때 현 여도중학교를 폐교하고 이 부지에 사립외고를 설립하는 게 최선이라는 기존의 시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여수시가 명문 사립외고 설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해내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논란들을 원만히 극복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전국의 16개 사립외고는 대부분 설립 과정에서부터 지역민들과 사립외고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서적으로 연대했다. 강원외고와 경남외고를 비롯한 사립외고 관계자들은 “지역민과 학교, 학부모, 의회 등이 사립외고 설립을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인식했다”고 증언한다.

그러나 여수시는 현재 봉계동 인근 주민, 산단, 중·고교, 학부모, 시의회 등으로부터 시가 공청회 등을 통한 주민 여론 수렴에 전혀 나서고 있지 않고 오히려 일방적인 방식으로 사립외고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번 시의 사립외고 설명회장에서도 주민들은 이와 같은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사실 이 대목은 주 시장을 비롯한 민선6기 집행부가 매우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할 ‘민의’라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주 시장은 지난해 지자체 선거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소통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그래서 지역민들은 주 시장의 소통행정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었고 사립외고 설립이 민선6기 최대 현안사항이라고 시가 거듭 밝히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방식의 공청회 정도는 당연히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주 시장이 시의회와의 간담회 때 공청회 개최를 언급한 바 있어 향후 여론 수렴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둘째, 사립외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적 학습성향이 강한 학생 선발은 물론이고 유능하고 열정있는 교사확보도 시급하다. 여수시는 2017년 사립외고 개교를 목표로 준비에 돌입했으나 실제 학생선발과 교사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외고는 강사 확보를 위해 먼저 기존 외고에서 2명을 스카웃한 후 2년여 동안 1,000명의 대상자 중 50여명을 엄선해 유능한 강사진으로 꾸렸다. 이에 비해 여수시는 유능한 강사진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짧아도 너무 짧은 상황에 놓여있다.

셋째, 타 지역의 학습의욕 충만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명문고다운 차별화된 시설과 공간이 필요한데, 강원외고는 19,900㎡의 공간이고 경남외고의 면적은 136,453㎡에 이른 반면 여수시가 부지 대상지로 선정한 여도중학교는 26,000㎡의 협소한 공간을 갖고 있어 애초 시가 목표로 한 56.052㎡의 공간을 어떻게 확보해 낼 것인지도 의문시 된다.

명문고 시설로 손색이 없으려면 적어도 교실 외에도 도서관, 동아리 활동 공간, 휴식 공간 등이 교육소비자가 만족할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넷째, 사립외고 운영 시 자치단체장의 지나친 간섭으로 학교의 재량권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학생 선발, 교사 선발, 학교 운영 등에서 학교 측과 지자체 측이 갈등을 빚게 되면 명문사립외고 운영은 점차 원동력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

또한 매년 운영비 외 초기 비용이 180억~200억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부분에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으면서 비용을 지불할 주체가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다섯째, 인근 주민들의 집단 반발과 불만 등을 해소할 대책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사립외고 설립이 신규가 아닌 기존 학교를 폐교하고 활용하는 까닭에 해당 동문들의 거센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현재 여수지역 고등학교 교사들 대부분도 이런 방식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전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현재 주민들 사이에는 봉계동 학생들의 근거리 통학으로 학생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여천초등학교를 단계적으로 폐교하고 이 자리에 여도중학교를 옮긴 후, 여도중학교를 예정대로 사립외고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와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시가 처한 딜레마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섯째, 사립외고 운영이 당초 주 시장이 예상했던 설립목적에 부합하게 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타 지역에서 여수지역 사립외고로 진학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인구가 유입하게 될지, 또 관내 문과 성향의 외국어고 지망 학생들의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으므로 불확실성은 계속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결국 사립외고 설립과 관련한 찬·반 여론은 ‘공청회’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선6기 집행부가 사립외고 설립을 그토록 강하게 밀어붙이는 데에는 그럴만한 논리와 자신감이 있어서가 아닐까”하는 기대감을 보이면서 공청회 때까지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말하고 있다.

오는 공청회에서 여수시가 명문사립외고 설립 타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어떤 논리적 근거와 데이터를 제시하고 나올지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도중학교 시청각실. 인터넷뉴스 Y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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