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는 원래 금발이 아니다
‘마릴린 먼로’는 원래 금발이 아니다
  • 김현석
  • 승인 2013.12.16 0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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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사실’은 다를 수 있어

[발행인 칼럼]

‘이미지’가 ‘사실’을 왜곡해도 용인되는 영역

1926년생 美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는 지금도 전 세계인들의 뇌리(腦裡)에 남아있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 그리고 영화계에 끼친 영향들은 단 몇 줄로 요약될 수 없다. 그만큼 막대하고 긴 사연들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마릴린 먼로’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금발’이다. 금발 아닌 마릴린 먼로는 상상하기 힘들다. 금발 이미지는 너무 강렬해서 영속적인 이미지로 굳어졌다. 한국 전쟁 시 위문공연차 한국을 방문한 그녀가 미군 탱크 위에 올라 찍은 사진에도 금발이 보인다.

그러나 애초 마릴린 먼로의 머리색은 금발이 아니었다. 금발로 염색한 것이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라는 영화 제목에서 보듯이 금발은 미국인들에게는 매력의 아이콘으로 상징된다. 머리색으로 이미지 가공을 시도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이 정도의 사실 왜곡은 대중들로부터 충분히 용인되는 애교에 속한다.

‘사실’을 왜곡해서는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

고전 ‘어우야담’에 나온 내용이다. 15세기 양승업, 김홍도와 함께 조선의 3대 화가로 꼽히는 ‘안견’에게 어느 날 오랫동안 시중의 천하명화로 이름난 그림이 들어왔다. 이 그림은 낙락장송 아래에서 한 사람이 고개를 들고 소나무를 쳐다보는 그림으로 묘사가 매우 생동적이었다.

그러나 안견은 그림을 한 번 보더니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비록 잘 그리기는 하였으나 사람이 고개를 들면 목 뒤에 반드시 주름이 잡히는 법인데 그게 없으니 큰 실수로군” -보리 出, 우리겨레의 미학사상 p166

그래서 이 그림은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멀어졌다.

또 당시 유명한 명화 중에 늙은 할아버지가 손주를 안고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이는 그림이 있었다. 이 그림도 묘사와 필치가 생동하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성종은 이 그림을 보고 “이 그림이 좋기는 하지만 무릇 사람들이 어린애를 밥 먹일 때는 자기 입도 저절로 벌어지는 법인데, 이 그림은 입을 다물고 있으니 매우 격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 p167     이 그림도 역시 명화 역사에 남지 못하고 잊혀졌다.

그림이 아무리 화려한 필치를 자랑했어도 ‘사실’과 어긋난 그림은 진실을 담지 못해 결국 사라지게 된다는 교훈이다.

 지역언론은 지역정치를 다룰 때 ‘사실’을 들여다봐야

이미지 가공이 어느 정도 용인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와는 달리 지역민들의 복지와 안녕이 직결되는 지역정치 영역에서는 이미지 왜곡이 들어서서는 매우 곤란하다.

지역 정치는 학연·혈연·정치적 이해관계, 지역 리더들의 위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돌아가기 때문에 얼마든지 사실이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

기자는 그동안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 ‘루머 퍼뜨리기 뒷담화’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이들의 행태를 숱하게 보아왔다. 더군다나 이들은 지금도 그릇된 사실을 통해 상대방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덧칠하려 애쓰고 있다.

이들의 기상은 참으로 가상하나 그 행태는 실로 가당찮다. 무엇보다 지역언론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잘·잘못한 점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무조건 까대고 보는 것이 언론의 소명은 아니다. 언론을 사회의 공기라고 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과연 지금 우리는 이 사회의 공기로서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가. 자문해 볼 일이다.

인터넷뉴스  Y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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