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의 '피에타'
김기덕의 '피에타'
  • 김현석
  • 승인 2012.09.13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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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기고 = 김재출]   김재출 선생은  (사)여수학원연합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신학대학원을 졸업, 현재 목사로 사역중입니다. 3려통합에 기여한바 있으며 여수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지역 인재 육성과 지역 발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입니다. 오늘은 김재출 선생의 칼럼을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글 =  김재출

“피에타”

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

영화계의 가장 유명한 3개의 상이 있다. 깐느,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영화제는 베니스(베네치아)영화제일 것이다. 그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주는 최고상이 바로 황금사자상이며 2012년 “피에타”로 김기덕 감독이 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것은 김 감독 개인의 명예일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사상 빛나는 금자탑이요 쾌거이다. 우리 영화계에서 이방인, 이단아로 취급되는 김기덕 작품의 어떤 면이 세계 영화계를 열광시켰을까? 피에타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라는 의미이며 한계 상황에서 인간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애타는 절규일 것이다.

김기덕 감독은 이 피에타 작품 말고도 그의 작품 전체에서 한계 상황에 다다른 인간의 깊은 어두운 본능과 구원에 대한 메세지를 영화라는 기법으로 부각시켜 왔다. ‘악어’에서는 한강에 뛰어 들어 자살을 하는 사람들을 기다려 그 시체에서 돈을 훔쳐가서 생활하는 주인공을 통해 ‘사마리아’에서는 성(性)의 한계를 파괴하는 소녀들을 통해, ‘나쁜 남자’에서는 여자를 납치하여 완전히 황폐화 시켜 나가는 윤락가의 깡패를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는 불교적 윤회를 배경으로 되풀이 되는 인간의 악업을 동양적 화면에 담아 세계의 영화계에 끊임없이 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이번 피에타에서는 부모 없이 버려진 한 남자가 사채업자의 해결사가 되어 돈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킴으로서 ...

한 마디로 김기덕 작품의 소재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어두운 면을 우리의 일상의 한 가운데에 던져 놓은 불편한 진실이다. 아무도 입에 올려놓고 싶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어디에선가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는 인간 어둠의 그림자를 세상 밖으로 끌어 올린다. 그럼으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선하며 또한 어디까지 악할 수 있는가를 되묻고 싶은 작가의 내적 의문과 구원에 대한 갈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던진다.

그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영상에 담아내는 감독의 절제된 영상 미학적 뛰어남이 즐거움과 오락이 휩쓰는 현대 주류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과 깊이를 주어 이번 베니스 영화제에서 세계인의 뜨거운 갈채를 받은 것으로 필자는 평하고 싶다.김감독은 중학교 졸업의 짦은 학력의 소유자이다 노동자로서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서 그의 인생의 경험을 쌓은 밑바닥 출신이다. 정식으로 영화 수업을 받아 보지 못한 비주류 영화인이다. 그런 특이한 이력들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평론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그의 경험과 그의 이력이 그의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 그의 내면의 의문과 고민, 인간은 과연 선한가 ? 어디까지 악할 수 있는가? 과연 인간의 힘 만으로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 할 수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과 절망과 한계를 그는 영화라는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만악 그가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한마디로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 할 수 없다”라고 할 것이다.

예수님을 시기하고 비난하던 유대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수의 제자들이 그들의 종교적 전통에 따라 손을 씻지 않고 떡을 먹는다고 비난하였다. 예수께서 그 사회에서 종교적 계율을 엄하게 지키므로 존경 받는 그 바리세인들과 대표적 지식인이었던 서기관들을 향하여 대답 하셨다 “너희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너희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더러운 것이다. 너희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깊은 내면에 숨어 있는 깊은 너희의 어두운 본능을 바로 보라고 질타하신 것이다. 인간은 지성. 교양, 또는 사회적 권위나 종교라는 어떤 형태로든 자기의 어두운 면을 숨길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욕망을 위해서, 그들의 권력을 위해서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 고문하고, 빼앗고, 인권을 짓밟으며 그보다 더 극악한 짓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우리의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다.

또한 나이가 들어 갈수록 나의 삶과 타인의 삶 속에서 그런 일들을 직접 경험하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 결과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지만 그 어느 누구도 우리를 이 황폐함에서 구할 수 없는 깊은 절망 앞에 서 있는 또 다른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다만 그 절망을 인정하는 사람과 모른 체 하는 위선자와 오히려 즐기는 무지한 자가 있을 뿐이다.

김기덕 감독 영화의 주인공들은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우리의 자화상 일 뿐이다. ‘피에타’가 영화의 재미를 넘어 인간의 영혼을 향한 깊은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피에타 ~!!

신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신이여 우리의 영혼에 빛을 비추소서

신이여 우리를 이 욕망의 어둠에서 건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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