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취재팀장
  • 승인 2010.10.04 21:5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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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 주연

 

주말 심야영화는 여느 시간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 시간대를 찾은(노렸다는 표현이 더 적절) 관람객들은 영화의 장면과 대사에 충분히 감동받을 준비가 돼 있는 로맨티스트들이 대부분이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이런 분위기에 부응할 수 있는 영화다. 브래드 피트 제작, 줄리아 로버츠 주연인데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주말 심야영화 데이트 코스로서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이건 동전의 양면이다. 명성으로 기대를 부풀렸던 영화는 그만큼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갖고 있다. 이때 관객의 기대는 주관적이 된다. 영화를 보고난 후의 감상평은 관객이 관람 전 얼마만큼의 기대치를 갖고 봤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쓴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것으로 이름도 똑같다. 하나는 글로 묘사된 책이고, 또 하나는 화면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책을 영화로 만드는 감독의 입장에서 제일 고려해야 할 것은, 배우의 감정변화와 대사들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설득해 나가느냐이다. 책은 길게 묘사할 수 있지만 영화는 ‘러닝타임’이라는 제약이 있다. 이 영화가 이런 우려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8년째 결혼생활을 잘 유지해 오던 주인공 ‘리즈(줄리아 로버츠)가 어느 날 갑자기 이혼을 선언한다. 화면 가득히 잡힌 줄리아 로버츠의 얼굴엔 눈물이 흐르고 뭔가 이혼을 결심할 중대한 사연이 있을 거라 예상하지만 관객이 이해할 만한 충분한 설명이 나오지는 않는다. 감독은 관객 동의를 구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안정된 직장에 잘생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평균 이상의 아내가 실제로는 인생의 외로움과 무료함에 지쳐 있었다는 것이다.

 주인공 리즈는 이탈리아로 간다. 카메라는 이탈리아 특유의 역동성을 담아내기 위해 시장 골목과 모인 사람들을 쫓아 열심히 뛴다. 여행자들은 낯선 곳에서 친숙한 것을 발견할 때 가장 기뻐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여행은 일상의 탈출이면서도 일상의 친숙함을 찿아 가는 여정인 것이다. 이탈리아에는 피자가 있고 극장이 있다. 물론 잘생긴 배우들도.

리즈와 ‘낯선 곳에서 만났지만 친숙한 친구들’은 우리의 예상대로 피자를 맛있게 먹어댄다. 그런데 피자 크기가 엄청나다. Family형 사이즈 크기를 각자 하나씩 테이블에 놓고 먹고 있다. 이렇게 맘껏 먹은 그들은 살찐 것조차 여유롭게 받아들인다. 주인공 리즈에게 이탈리아의 상황은 ‘달콤한 게으름’을 즐기는 곳으로 딱 맞다.

 낯선 곳에서의 사랑은 격정적이다. 리즈는 극장에서 눈 맞은 배우와 짧은 사랑을 나눈다. 그토록 다정하게 잘 대해주던 배우도 결국 리즈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줄 수 없었다. 리즈는 방 청소 제대로 하지 않고 잠시 욱한 멘트 던졌던 그 잘생긴 배우에게서도 이별을 고한다. 빛의 속도로 눈 맞고 격하게 사랑할 때 진작 알아봤어야 했다. 얼마 못 간다는 것을.

 리즈의 두 번째 발걸음은 힌두교의 성지 인도의 아쉬람이다. 예상했을 것이다. 이곳은 정적인 곳의 대명사다. 리즈는 잠깐의 명상을 하게 되고 침묵수행에 들어가기 일보 직전에 다시 인도 발리로 떠난다. 발리는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고 친절한 사람들로도 유명하다. 아름다운 여행지엔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컨셉이 있다. 바로 멋지고 여유로운 CEO급 남자가 등장 한다는 것이다. 이때쯤이면 관객들은 이 남자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걸 충분히 예상한다. 역시나 리즈의 남자는 보석 무역을 하는 여유롭고 매력적인 남자다. 과연 리즈의 선택은 영화 마지막에 나온다.

 삶의 무료함에 지친 한 여인이 여행을 통해 인생의 깨달음을 얻으려고 한다. 우리는 관객이다. 우리는 이 여인의 여행을 따라가며 여행지의 음식과 경치와 사랑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제목을 다시 보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건 명령형이자 설교형이다.

여행 한 달 만에 ‘깨달음’을 얻는 사람도 있을 테고, 단 하루 만에 이를 경험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 크게 동의하지 않더라도 잠시 낯선 곳에서의 친숙함을 찿아 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단! 기대를 너무 크게 하시지는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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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랬대~ 2010-10-08 21:38:34
줄리아 로보트 나온다고 액션영화면...
맥라이언, 타이거우즈 나오면 동물의 왕국이고,
안졸리냐졸려 나오는 영화보면 다 자겠네~
바보들 아녀?? ㅋㅋㅋ

슈퍼스타케익 2010-10-08 21:36:06
네~ 액션영화 맞습니다..
트랜스포머는 쨉도 안되요~ㅎ
꼭~ 보세요 *^^*

오뎅끼데스까~ 2010-10-07 22:51:15
이영화 액션영화인가요??

대추나무 사람걸렸네 2010-10-05 02:09:45
저 이영화 봤거든요...우리가 보통 여행갈때요~ 차안에서 깜빡 잠들면 벌써
목적지에 도착하자나요~ 근데 이영화도 그래요~ㅋㅋㅋ
주인공이 좀 싸돌아다니는 편인데요 재미없게 돌아다니거든요...암튼 좀 짜쯩나요..ㅋ
근데 거기서 자연스럽게 졸게 되거든요ㅎㅎ 가볍게 자고 일어나면 다음여행지 장면이
나오면서 새로운 남자도 나와요.ㅋㅋㅋ 정말 자고 일어나니 발리였죠~ 대박!! ㅋㅋ
불면증환자 강추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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