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특별법 기획] 여순사건, 그때를 되돌아본다(14)
[여순사건특별법 기획] 여순사건, 그때를 되돌아본다(14)
  • 김충석
  • 승인 2020.08.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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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3기, 5기 여수시장

  15, 환상의 여학생부대는 있었는가?

한국전사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한국전쟁사에는 함병선 소령은 박도경 중위와 함께 신항부두 쪽으로 진격하고 있었는데, 여학생들이 99식 소총을 가지고 저항을 하였다. 함 소령은 지프차로 과감하게 사격하면서 돌진하여 약 100여 명의 학생들을 포로하고 무장을 해제시켰다. - 중략

송석하 소령의 제3연대 1개 대대도 종고산 방면에서 행동을 개시하여 시가지 소탕전을 전개하였다. 여학생들이 환영을 가장하여 물을 준다고 유도하여 권총으로 국군을 사살한 예 가 몇 건 있었다. 가장 악질적이라고 낙인 받은 것이 여수여자중학교 학생들이었다. 함병선 소령이 여수여자중학교를 1개 소대병력을 지휘하여 수색하였을 때 여수반란의 총지휘자가 여수여자중학교 교장 송 욱 으로 알게 되었다. (한국전쟁사 1,470)

동아일보 기자 출신 반충남 씨는 과연 그랬을까?’

어떤 사건에 접근할 때 어떤 선입관을 가진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지만, 여기에는 너무나 납득하기 어려운 의문점이 많다.

첫째로 함병선 소령은 집중사격을 받고도 장갑차도 아닌 지프차로 돌진하여 1백 명가량의 여학생을 포로로 하고 무장을 해제했다고 한다. 중국 삼국지에 장비의 장판교 무용담 같은 말이다. -중략

함 소령이 1백 명의 여학생 포로를 잡았다면 이들은 의당이 처형되었을 것이다. -중략- 진압군에 총질을 하다가 체포된 폭도를 여학생이라고 이놈들, 불장난하지 말고 집에 가서 공부나 해!”라고 타일러서 돌려보냈을 리는 만무하다.

반란사건이 일어난 지 반년쯤 후의 일이다. 당시 여수여중 강당에서 여수지방 초·중 교사들의 세미나 같은 것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당시 여수군 장학사(요즘 교육지원청장) 오길언 씨가 연구발표 형식으로 여수학생들의 반란가담 문제에 대한 해명이 있었다.

여수반란사건에 상당 수의 학생들이 가담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여수여중생들이 한 사람도 가담 안 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여학생으로 직접 총을 들고 나선 사람은 없다고는 단언할 수 있다. 그 증거로 내가 조사한 바로는 여학생으로 현재까지 당국에 처형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세간에 알려진 여학생이 오빠하고 나와서 치마 속에서 권총을 꺼내서 쏘았다는 말은, 아마 젊은 군인들이 장난 삼아 하는 무용담이 과장되어 와전된 것으로 본다.”고 발표하였다.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토끼몰이를 당했던 당시의 상황 속에서 일개 장학사가 확증도 없이 사석도 아닌 공식 석상에서 이런 중대한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었겠는가? -중략-

1989년 어떤 교양강좌에 가서 정신이 번쩍 나는 일이 생겼다.

70년대 까지만 해도 여수 진남관에 수용된 부역 여학생들 ­--- 이들 10대의 여학생 치마 속에는 권총이 숨겨져 있었다.”고 사진 설명을 하며 게릴라 화한 여학생어쩌구 하던 지방신문이 14연대 반란군을 봉기군이라고 표기한 것을 보고 언짢은 생각이 들었다. ‘반란군이나 봉기군이나 거기서 거기라는말일지 모르나 어쩐지 그 어감이 다르다. 반란군을 봉기군이라 불렀다고 그것이 비위에 거슬린다는 것은 세월이 나를 보수파로 밀어내 버렸구나,’ 하는 착잡하고 어떤 묘한 서글픔 같은 것을 느꼈다.

어느 날 또 다른 교양강좌의 초청 강사인 인기 작가가 반란사건을 은유적으로 무슨 의거나 된 것처럼 말하는 것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드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섯 살 때 평양시민의 3·1운동을 지도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 세상에, 대한민국 정부에서 펴낸 책의 내용을 토대로 이를 거꾸로 조미료를 첨가해서 여학생부대가 시내 진남관 위의 대판통 고개에 방어진을 치고, 송욱 교장이 총지휘하는 시민군이 국군과 맞서 영웅적? 항쟁을 하는 드라마가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지금 저 연사가 목청을 돋우고 있는 저 무대 위에서 시민군으로 분장한 여학생이 총을 들고 춤을 덩실덩실 추며 항쟁가를 합창하는 등 북쪽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는 어느 가극 같은 연극 각본을 쓰는 작가가 안 나온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후략-

<계속~>

[여수인터넷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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