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만난 섬마을 사람들
주말에 만난 섬마을 사람들
  • 정태균
  • 승인 2011.08.18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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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길, 여수 2

〔기고/섬〕바다로 가는 길, 여수 2 

                                    주말에 만난 섬마을 사람들


섬에 대한 예의

바다는 모든 물을 품는다. 물, 사람 그리고 어머니. 이들의 만남으로 바다〔海〕는 만들어졌다. 그 물로 둘러싸인 육지 (is + land). 섬은 물 위의 땅이다. 그래서 섬은 더 큰 바다와 육지를 향한 디딤돌이자, 사면이 닫혀있는 고립의 공간이다.

350여개가 넘는 여수의 섬들도 이러한 양면성을 지닌 채 사람들을 품고, 떠나보내며 섬에 기대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을 보듬어주고 있다. 거센 태풍을 버틴 돌담과 당산나무도, 기름때 스며든 갈대밭과 몽돌도, 갱본을 따라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갯강구와 톳, 몰, 보말, 군보시도 다 섬이다. 마을 뒷산 상청의 입석과 소나무도, 모정 옆 중당의 당집과 당숲도, 갯바탕에서 용왕님께 바친 오쟁이도, 마을 공마당 앞 헌식상 물린 뒤의 산다이도 모두 다 섬이다.

이제 섬을 섬이게 하는 것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출 때다. 섬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 한 것들에게 유쾌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이 지금 바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섬의 미래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의 ‘주말에 만난 섬마을 사람들’ 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섬을 섬이게 하고픈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약속과 노력들이 된바람 부는 날 섬 사람들에게 바다의 위험을 알려주는 신지께가 모습을 드러내 듯 세상을 향한 조용한 몸짓이었다.

 

섬을 향한 오마주(Hommage)

바다에 대한 관심과 해양관광욕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서 차별화되고 수준 높은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방문객들이 많아지고, 특히 섬 관광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특히, 여수의 섬 지역은 고유문화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어 보전 및 지속가능하게 의미화 할 수 있는 기대치가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강수의 연변화, 계절적 편차에 의한 물 부족 문제 그리고 지리적 접근성 취약 등의 접근 제약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들이 오히려 섬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외부의 영향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해서 육지지역에 비해 잘 보존된 경관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기본적인 정주시설 등의 부족으로 섬 만의 차별화된 잠재력을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섬이 지닌 독특한 어메니티(유쾌함) 자원의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인식과 노력이 부족하여 시기적으로 적절한 계획과 관리는 아주 소홀한 편이다.

섬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한 여수지역사회연구소의 오랜 노력이 ‘주말에 만난 섬마을 사람들’ 프로그램을 통해 섬의 미래를 섬 사람들과 뭍사람들이 함께 준비하는 실험이 오늘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전국적인 명소가 된 금오도 비렁길 탐방로를 제안하여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유쾌한 첫 발을 내딘 지난 겨울부터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여수 섬 지역의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목적으로 조직화 된 현지주민과 지역사회연구소, 타지역전문가 그리고 체험단(가족 중심의 자원봉사자)이 결합하여 금오도, 안도, 연도, 손죽도, 개도, 낭도, 적금도 등지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 운영하며 정책적 대안도 모색하고 있다.

 

섬에게 길을 묻는다

우선, 마을사람들이 그들의 삶에 자긍심을 느끼며 축적된 경험들을 관광객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향했다.

섬이 간직한 보물들을 연구소와 함께 현지 주민이 발굴하고, 가공하여 방문객들에게 직접 설명하면서 체험단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섬 문화를 공유하고, 섬에 대한 역사, 문화, 어촌공동체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봄으로써 향후 어촌공동체가 섬마을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역밀착형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모델발굴을 통해 낙후된 도서지역의 새로운 소득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쉬는 토요일을 이용하여 여수 도서지역의 섬 문화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여 즐기며 익히는 현장체험학습형태의 관광이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유형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도서지역 전문가, 현지주민, 연구자, 관광업 종사자 등 운영위원단과 실행위원단, 자문위원단의 열정과 노력으로 섬 체험 프로그램의 메카로서 여수시의 이미지 형성에 기여하였다. 도서지역의 고령화와 소득 저하에 따른 공동체 붕괴, 활력부재 등으로 침체되어있던 섬마을 공동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향후 어촌공동체의 소득기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수지역의 아름다운 연안과 바다, 섬의 다양한 역사, 문화, 어촌공동체의 이야기들이 어우러진 섬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여수가 지닌 문화적 감수성이 섬을 동경하는 이들에게 전해져 물리적인 접근성을 넘어 당장이라도 가보고픈 감성적 접근성으로 기억되는 여수의 섬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섬으로 향한다.


                                                     정태균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연구부장. jtk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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