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2년 전만해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비정치인이 지금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부상해 있으며 정국을 요동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계속 밀리고 있는 형세다.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이 10월19일 조사한 여론조사(19세 이상 남녀 1200명 대상, 유·무선 병행 전화면접조사(MMX)), 신뢰도 95.0% ±2.8%, 응답률 29.0%)에도 안후보가 25.8%, 문후보는 20.2%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통계 중 새누리당 박후보 지지자를 뺀 경우로 다시 보면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안후보가 50.9%, 문후보 43.5%로 곧바로 역전되는 수치가 드러난다. 박후보 지지자들은 문후보를 상대하기 더 쉽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투표 확실층’의 후보별 지지율도 안후보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후보가 문후보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후보단일화’라는 관점에서 봐도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를 민주통합당에 양보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일 민주통합당이 대선 후보직을 양보하지 않고 3자 대결로 갈 경우, 그래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이를 어찌 해야 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예상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만일 그런 결과가 실제 발생한다면 그 후폭풍은 곧바로 민주통합당에 고스란히 돌아가기 쉽다. 민주통합당이 적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후보직을 양보하지 않고 끝까지 기득권을 고수하려 했다고 국민들은 생각할 수 있어서다.
변수는 있다. 민주통합당이 스스로 쇄신과 변혁을 거듭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다. 그러면 여론의 힘이 문후보측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쇄신을 향한 문후보측의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22일) 문 캠프측은 국회의원 수를 200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더 늘여 지역주의 위주의 정치를 청산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문후보측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이번 대선은 민주통합당에게는 어느 선거 때보다 ‘딜레마에 빠진 선거’가 될 전망이다. 무소속 안후보측과 통합 혹은 연대를 성사시킨다 하더라도 기존에 차지하고 있던 자리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줄어든 자리를 놓고 어제의 동지들과 서로 다투는 아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는 불가피한 것. 기득권은 결국 가게 될 것이며, 새로운 정치 지형이 이를 대체할 것이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 맹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당만 보고 무조건 찍고 봤던 이른바 ‘묻지마 투표의 골수’들! 이런 골수들에게도 이번 18대 대선이 평안과 위안이 있는 만족스런 선거가 되기를 진심으로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