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이슈 정치(Single issue politics)'란 "특정집단이 한 가지 이슈에만 올인(다걸기)하면서 다른 이슈들은 이 메인이슈에 종속시켜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대개 열악한 정치적 위세를 돌파하려는 정치집단이 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메인이슈를 실현시킬 수 만 있다면 이념적 성향이 달라도 언제나 연대할수 있다. 따라서 때론 유권자들이나 지지자들을 매우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도 생긴다.
예를들면, 노무현 정부가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던 한나라당에게 '대연정'을 제안하는 것 등이다. 참여정부는 대연정 제안을 통해 정치적 지형 확장을 노렸으나 오히려 지지자들을 혼란케 하고, 실망을 안겨 주며 정치적 입지가 크게 축소되는 역효과를 맞이했다. 반대 성향의 한나라당과는 연대할 수 있어도 같은 당의 정치세력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큰 문제였던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핵심 세력들은 당시 민주당 인사들의 인적청산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민주당을 깼으며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호남 유권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막말("노무현이 좋아서 찍었겟나, 이회창이 싫어서 찍은거지")도 서슴없이 해버린 것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지난 9월27일과 28일 광주에 머물며 참여정부시절의 잘못을 호남 지지자들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사과의 핵심은 바로 '단일 이슈 정치'에 매몰돼 있었던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핵심 세력들이 초래했던 결과들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무엇보다 호남에서의 민주당 민심은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민주통합당이 아무리 문재인을 '호남의 아들'로 불러주길 원한다 해도 현재 호남 민심은 그래도 '호남의 사위 안철수'가 더 가까이 와 닿아 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호남의 높은 지지율은 개인 안철수 후보에 대한 호감도 외에도 현 민주통합당에 대한 실망이 플러스해서 나타난 수치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래저래 민주통합당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러나 어쩌랴! 안타깝게도 이러한 형국이 반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으니. 변화와 쇄신은 스스로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라고들 하는데...
결국 기득권의 끝이 다가오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