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여수시의회는 7월19일(화) 정례회 안건으로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KTX철도 여수역 역명변경금지 가처분 신청 및 역명변경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했다.
김성식(민주당) 시의원의 발의로 19명 표결에 찬성14명, 반대4명, 기권1명으로 전격 처리됐다.
결국 시의회는 뜻있는 시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고 ‘갈 때까지 가겠다는 결기’를 보여주고 말았다.
김성식 시의원(민주당)은 발의에서 ‘시의 여론 수렴과정과 절차를 보더라도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역명 개정을 통과시켜 준 철도공사의 잘못이 있어서 소송을 제기한다’면서 ‘모든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 역명개정을 저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의원들 일부가 7월14일 대전 한국철도공사 부사장을 만나고 온 사실이 이날 공개됐으며 김 시의원을 포함한 시의원들은 이날 면담에서 철도공사 관계자로부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철도공사는 사실상 최종 확정된 개정된 역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면담하고 돌아 온 시의원들이 단단히 뿔이 난 것이다.
안건 질의에서 김상일 시의원(민노당)은 “굳이 소송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며 반대의사를 밝혔고, 박정채 시의원(민주당)은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이해를 구하면서 협의점을 찾아야지 국가를 상대로 소송한다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덕수 시의원(민주당)은 “작년 박람회장 방문 시 정종환 장관이 역 개정에 관심을 갖고 역명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소송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며 소송에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또 이성수(민주당) 시의원도 반대표를 던졌다.
역명개정에 관해 우리 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의원들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역명변경금지 가처분 신청 및 역명변경처분 취소소송’을 하기로 한 것은 매우 무모한 시도로 판단된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번 여수시의 역명개정에 관한 모든 절차와 규정이 철저하게 지켜졌으며 모두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처리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국토부 고시를 앞 둔 상태이며 번복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여수역명 개정 절차는 여수시의 요청이 아니라 전라남도의 공문 요청에 의해 공식 접수된 것이다”고 밝혔다.
전남도의 공문 접수는 4월19일 이었고 여수시 여론수렴 결과를 받은 것은 5월 17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철도공사 관계규정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긴 하지만 이것은 시의회의 의견을 꼭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방자치단체는 행정기관(시장)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정도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하는 여수시의회의 소송이 김덕수 시의원의 지적처럼 매우 무모한 ‘무리수 두기’였음이 명확해진다. 안건 발의에 나선 김성식(민주당) 의원조차 소송제기에 법률적 검토나 법적 비용에 대한 어떤 사전 준비도 하지 못했음을 시인할 정도 아닌가.
7월17일자 본 발행인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역명개정을 둘러싼 논란들은 이미 그 실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만약 시의회 의원들이 혹시라도 견제의 역할을 넘어 시의회가 시 행정의 모든 사안을 일일이 다 결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 아니겠는가.
오늘 시 정례회를 관람한 한 지인은 엑스포 준비로 몰두해야 할 이 시기에 ‘해변공원 이름’ 하나로 몇 십분의 시간을 보내는 시의회를 보고 혀를 끌끌 찼다. 무엇보다 청문회 하듯이 공무원을 밀어붙인 질의에 대해서는 매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것이 시의원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한 일면이다. 주의해야 할 것이다.
“저는 그 다음이 더 걱정됩니다. 만약 철도공사와의 소송에서 지게된다면 그때 가서 또 무슨 이유를 내세우며 결의문을 또 통과시킬 것인지 생각만 해도 짜증납니다” - 심 일운(국동 41)
세계박람회 같은 절호의 발전 기회가 또 언제 오겠는가. 시의회의 계속되는 ‘시정발목잡기’ 모습에 대해 벌써부터 밑바닥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그 ‘당’과 ‘그 얼굴’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들린다.
시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일하는 시의원들의 그 ‘진정성’이 참으로 아쉬운 때이다.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