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세계적 행사‘2012여수세계박람회’가 바람 앞에 등불과도 같은 신세가 됐다. 국가가 세계에 약속하고 보증한 행사인데 정작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관심은 매우 저조하다. 여수세계박람회도 교통대란으로 지탄을 받았던‘F1’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11월 18일 김황식 국무총리의 여수방문, 19일 집권여당 지도부들의 여수 방문등이 실제 여수세계박람회의 예산 반영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여수시 박람회 예산편성도 이번 한 번으로 끝
과연 여수시의회 의원들은 세계박람회의 여수개최 중요성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을까? 얼마 전 시의회에서는 의원 발의로‘자동차 운송사업자 차고지 설치의무 면제 조례안’을 통과시켰는데 이것은 박람회 기간 동안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 주차 문제를 고려하지 못한 성급한 판단이었다. 행사 성공의 처음과 끝은 주차문제에서 시작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을 하지 못한 결정이었다. 또 민노당과 한 시민단체는 여수시 엑스포 예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상급식 즉각 전면실시만을 부르짖고 전면투쟁을 선언했다. 여수시는 턱없이 부족한 엑스포 예산편성의 기회가 단 한 번뿐이기 때문에 무상급식 추진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오히려 전남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읍소하기에 이르렀다.
지역에 애정 없는 지역언론
12월 3일부터 3일간 여수 진남체육공원에서‘월드마스터 페스티벌’이 진행됐는데, 이 행사는 각국의 문화 장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작품과 공연을 펼치는 이색적이고 진귀한 국제 문화 축제다. 이런 국제 문화 축제를 여수 같은 지방 소도시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실로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공중파 방송을 비롯해 지역 언론 어디에서도 이 행사를 다룬 특집기사를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고 소개기사를 보도하는데에도 매우 인색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평생 관람하기 힘든 문화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들은 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무지했고, 혹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적어도 이 지역에 거주하고 이 지역에서 생활하는 언론인이라면 지역민에 유익한 정보 정도는 성의껏 소개해 줘야 도리가 아닌가. 꼭 광고비를 받고 계약을 해야 광고해 주고 홍보해 달라고 찾아와서 부탁해야 홍보해 주는 것인가. 이런 게 언론의 속성인가.
지역을 향한 국제행사! 까는 기사에 발길 돌린다
예상대로‘월드마스터 페스티벌’행사에 까는 기사가 등장했다.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관중이 썰렁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행사 3일 과정 전체를 취재했기 때문에 행사 이모저모를 잘 알고 있다. 행사는 결코 썰렁하지 않았으며 관람객이 적었던 이유를 굳이 찾으라면 이 국제 행사의 취지와 재미를 알고 있는 시민들이 적었다는 것이고, 이것은 언론들에게 일차 책임이 있는 것이다. 행사장에 잠깐 들러 사진 찍고 가서 마치 행사 전체를 평가하는 듯한 기사를 써 대는 것이야말로 언론의 횡포이자, 행사 관계자들을 두 번 죽이는 짓을 저지르는 셈이 되는 것이다. 언론이라면 최소한의 성실함은 갖춰야 한다. 그리고 사실 확인을 제대로 했어야 한다. 기사의 속보성을 지나치게 의식하다가 오히려 자신들의 수준만을 드러내는 꼴이 될 수 있다. 언론의 기능 중 의제설정의 기능이 있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와도 같기 때문에 기사 한 줄 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하이에나는 때를 기다린다
언론을 하이에나와도 같다고 한다면 그건 바로 때를 기다려 무참하게 물어뜯는 속성을 빗대서 말한 것이다. 언론은 시민들로부터 주목받고 싶어하는‘인정욕구’가 매우 강하다. 그래서 선정적이기 쉽다. 그러나 금도를 넘어서는 보도는 절대 용인 될 수 없다. 특히, 여수는 선거 때마다 정파적 보도가 판을 치고 있고 선정적 기사가 팩트(사실)없이 남발된다. 그리고 선거 결과마저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한다. 이런 것들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 평가를 해야 한다. 누군가는 이런‘기록과 평가’의 작업을 일목요연하게 해야 한다. 현장 소식을 빨리 알리려는 욕심에다가 정파적 사심까지 더해서 나온 기사는 더 이상 기사가 아니다.
부산광역시의 중견 공무원은 여수시와의 교류방문 행사 때 다음과 같은 말로 부러움을 표현했다. “여수시처럼 조그마한 도시에서 세계적 축제 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는 것은 정말 여수가 하늘로부터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에 개최될 여수세계박람회는 여수가 국제 해양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순천,광양,남해,부산 등 남해안 인접 도시에까지 그 파급 효과가 충분히 미칠 수 있는 국가적 행사다.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지역에 애정이 있는 지역 언론인들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문제의식을 제대로 갖고 시민들을 위한 의제선정을 잘 리드해야 한다. 그리고 행동도 진중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지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는가!
발행인님 공감이 가는 말씀에 박수를 보냅니다.
여수엑스포는 여수만의 행사가 아닌 세계적인 행사입니다.
얼마 남지않은 행사에 모두들 한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