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간다
한 해가 간다
  • 김현석
  • 승인 2011.12.02 0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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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추억만을 심장에 가두자

한 해의 끝이 저기 있다. 망각은 시간의 선물이라 했고,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그래도 가끔 이런 순리를 거역하고 싶다. 환희와 감동의 기억들을 ‘추억’으로 영원히 붙들어 두고 싶다. 슬프고도 쓰라린 기억들은 속히 저 레떼(Lethe)의 강, 망각의 강에 씻겨 보내고 싶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기억하고픈 ‘추억’은 늘 아련하기만 하고, 보내고 싶은 ‘기억’들은 늘 선명하게 남는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레떼의 강’은 건너는 순간 슬픈 기억뿐만 아니라 좋은 기억들까지도 모두 다 잊게 만든다고 한다. 이를 두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해독제라고. 이 강에 과연 모든 기억들을 다 보내야하는 것인지...

2월4일 호스피스 병동에서 소천하시기 직전 맞잡은 아버지의 손과 아버지의 두 눈물을 기억한다. 이때부터 비로소 삶이 선명해지기 시작했고 세상이 중심에 놓였다. 이런 깊은 슬픔에서 삶에 대한 진정성을 깨달았고 두려움이 극복되었다.

특히, 올해는 본격적인 취재활동을 통해 지역이슈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고 지역정치의 프레임도 가늠할 수 있었다. 지역 이슈가 생성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을 짚어보게 되었는데, 그러나 이때마다 우리 취재진과 지인들은 크게 실망했고 분노했다.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역명개정 과정에서 보여준 시의원들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극소수 지역언론의 보도행태들, 용기공원 조성사업과 오동도 관리권 이전을 둘러싼 일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비상식적 발언 등은 뜻있는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그동안 조용히 지역 이슈를 관망만 해 왔던 시민들 중에는 현 시의원들이나 시민단체 활동가들보다 더 ‘스팩(경력)’을 갖춘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실생활에서 드러내지 않고 봉사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로 엄연히 존재하며 지역 이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제까지 지역 이슈를 선점해 왔던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지역 정치인들은 이런 실체를 인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들에게 조언을 청하고 때로는 배워야 할 것이다. 2010년과 2011년의 지역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의 인식도 더 성숙해져 가고 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는 이 지역에 다시 오기 힘든 절호의 기회이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진다. 이를 위해 각 정부부처에서 파견된 ‘2012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위원장 강동석)’ 직원들이 지금도 땀을 흘려 일하고 있고, 지역민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여수시장, 부시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들의 노고도 시민들에게 속속 알려지고 있고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다. 우리 취재진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바이다. 이젠 개최지 여수시민 뿐 아니라 남중권 모든 시민들의 한결같은 염원도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이다.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 취재원들 중에는 대한민국과 국민들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분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공무원들도 곁에 있었다. 이들에게서 늘 삶에 대한 진정성을 배운다. 공적 보람을 느끼며 일하는 이들은 매우 행복한 이들이었다.

추억에 어찌 즐겁고 오래 기억하고픈 것들만 있으랴. 기억조차 꺼내기 싫은 사연들도 많을진대, 그래도 좋았던 경험들을 선별해서 추억해 보자. 좋았던 기억들은 심장에 가두고, 그렇지 않은 기억들은 저 망각의 강, ‘레떼의 강’에 흘러 보내자. 추억은 오늘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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