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변해야 학생이 산다
학교가 변해야 학생이 산다
  • 교육전문기자 장용호
  • 승인 2011.06.1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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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이후의 대처법

 전국 연합 모의고사가 고1.2 대상으로 치러졌습니다. 관심사는 ‘난이도가 어떻게 형성될까’였는데 대체로 물수능을 예고한 6.2 고3평가원 모의고사 때처럼 쉬웠다고 말합니다. 너무 쉬워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없는 시험이라고 평가하고 상위권인데 실수로 한두 문제 틀린 학생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합니다.

아직 등급컷이 정확히 발표되지 않았기에 뭐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만약 현재 시중에 도는 대로 너무 쉬운 모의고사였다라고 가정한다면 이제 6월 모의고사 이후의 학습법(총체적인 학교생활까지 포함)은 어떻게 가져가야 현명한 대처가 될까요?

 가장 먼저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라'입니다. 부자들의 공통된 특징을 연구한 분들에 따르면 부자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요소 중에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대학입시에서도 적용되는 법칙이라고 생각됩니다.

 모의평가 이후에 물수능에 대한 항의글에 수능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의 수장인 성태제 원장님은 이런 답변을 남겼습니다.

 수능이 학생 선발에 주는 변별력을 낮추어 수능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에서 보다 다양한 학생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선발하는 방법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수능이 좀더 쉽게 출제되어야 하며 이러한 이유로 만점자가 1%가 나오도록 출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하였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방향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을 바람직하게 이끌고, 보다 다양한 인재가 양성되어,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여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번 고1.2 전국연합모의고사도 얼마전 치러진 고3 평가원모의고사도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쉬운 난이도의 시험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1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이러한 출제방향을 고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출제원칙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런 선택을 하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봅니다. 우선 원칙을 바꿀 마음이 없는 정부당국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그저 소리없는 메아리가 될 공산이 큽니다. 소리 높여 항의하는 이런 대처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옳은 대처라 생각되지만 이런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놓고 학부모나 학생은 입시판에서는 약자에 불과하며 약자인 여러분들은 정책의 원칙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길이 가장 현명한 길입니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녀들에게 가장 유리하게 대처하는 길... 말입니다.

 우선 수능만으로 대학에 진학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찾는 노력을 함과 동시에 학업 공부도 열심히 해야합니다.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책이 그리 진행되니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고1.2학생이니 만큼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을 찾고 그 적성에 맞는 교내외 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 고3이라면 그러기에는 너무 시기가 늦어버렸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본인의 꿈도 찾지 못하고 그저 문제 푸는 기계가 되어 대학에 진학한다면 그 학생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불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해보려는 긍정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학생들에게 충분히 대처할 시간을 주어야 하고 가능하게 할 환경부터 갖춰놓고 정책을 집행해야하는데 그건 것 없이 무턱대고 정책부터 집행을 하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돌아갑니다.

 결론을 지어보겠습니다. (옳고 그르고의 문제로 접근하지 말고 대학진학을 위해 고생하는 학생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는 생각으로)

 쉬운 시험이 지속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졌습니다. 최상위권의 변별력은 수능 이외의 다른 것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도 해야합니다. 입학사정관제의 확대 실시가 곧 없어질 정책이 아니라 꾸준히 시행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수능은 어려워서 변별력을 유지해야한다는 당위론적 접근만으로는 그걸 바라고 바뀌길 바라는 학생이 실제적으로 손해볼 가능성이 커지는 현실이라 너무 위험합니다. 일단 정책의 방향에 편승해서 따라가야합니다.

 입학사정관제의 확대 시행, 그리고 주요 인기대학에서 시행중인 수시 모집에서의 논술이 당락을 결정짓는 전형들. (궁극적으로는 대학별 고사의 시행) 혹은 비교과 영역의 영향력 증대, 정시모집인원의 축소 등 일련의 정책들이 꾸준히 방향성을 가지고 시행될터이니 각자 상황에 맞게 빠르고 정확한 대처를 해야할 것입니다.

최상위권이나 상위권이면 수능에서 혹은 모의고사에서 만점 받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으므로 다른 주무기를 만들어야할 것입니다. 그것이 입학사정관제에 통할 성격의 것인지, 아니면 비교과를 중시하는 수시모집에서 강점이 있는 것인지, 논술이나 인적성검사 등 대학마다의 특성에 따른 평가방법에 통할 성격의 것이든 말입니다.

 이 지점에서 학교의 역할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위에 거론한 것들을 학생이나 학부모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힘든 것들이 많습니다. 먼저 일선 중고등학교부터 변해야 합니다.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 대안을 제시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부분 수능 문제 풀이로 고3, 1년을 내내 보냅니다. 고3이 되기 전에 교과과정을 다 끝내놓고 고3때 수능대비만 하기위해 무리한 교과과정을 소화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을 좌절케 만들고 있습니다. 재수를 필수로 만들고 있습니다. 현실은 이렇게 급박하게 변해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현명한, 그리고 능력되는 일부 학부모님들이 스스로 살 길을 헤쳐나가고 있는 실정이지요.

 답답한 현실이지만 정책이 바뀌었는데 학생과 학부모와 고등학교는 많이 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마다 엄청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기며 신흥 명문으로 거듭나고 있는 학교가 있고

(예를 들면, 개방형 공립고인 부산남고 같은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변화를 수용하기 전에는 지역명문 부산대에 겨우 3-4명만이 진학하던 부산 시내 하위권 고등학교에서 변화를 수용하고 학교가 변화하니 작년에 졸업생 204명 중 30여명이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전국적인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지방이라고 처음부터 불리할 것이고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학교관계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분석의 대상이 될 학교라서 소개합니다.)

그렇지 못해서 갈수록 명문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학교도 많습니다. 학교가 변하면 학원도 변하고, 학교가 변하면 학생이 삽니다.

=>(장용호 교육전문기자는 <너는 학원가니? 나는 대학간다?>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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