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추진 사립외고, 반대 분위기 확산

'여도중폐교반대대책위', "봉계동 일원의 초·중등학생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2015-05-02     김현석

 여수시(시장 주철현)가 민선6기 핵심 공약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립외고 설립이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맞으며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4월30일(목) 오후 ‘여도중학교 폐교 반대 학부모 대책위’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수시의 일방적인 사립외고 추진 행정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여수 봉계동 일원에 거주하는 학부모들로 구성된 ‘여도중학교폐교반대학부모대책위’는 애초 당일 오후1시40분께 주삼동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자회견이 성사되지는 못했다.

대신 일부 주민들은 오후2시 같은 장소에서 예정됐던 여수시의 사립외고 운영계획 설명회장을 찾아가 시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행정을 거세게 비판했다.

주삼동 설명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에 의하면 이들은 “시가 굳이 사립외고를 설립해 운영하겠다면 대놓고 반대할 의사는 없다. 하지만 왜 하필 졸업생 30회를 맞이한 멀쩡한 중학교를 없애버리면서까지 추진하느냐?”고 항의했다. 또한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결정하는데 이해 당사자들인 우리들과 소통 한번 제대로 시도한 적이 있었느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당시 설명회장에 참석했던 박정채 여수시의회 의장도 시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며 관련 공무원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도중폐교반대대책위는 “여수시의 명문고 설립(사립외고)운영계획에 봉계동에 위치하고 있는 여도중학교 폐교를 담보로 명문고를 설립하겠다는 여수시의 계획과 입장에 인근 주민, 특히 학부모들의 의견과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당일 주민들에게 명문고 설립 설명회 자리를 갖는 것도 불통의 행정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여도중학교는 여수산단 입주업체로 구성된 여도학원에 소속되어 있지만, 중학교는 전남도교육청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여수산단 임직원 자녀뿐 아니라 인근에 거주하는 일반 학생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계획인데 폐교를 결정하면 자녀들의 통학에 불편함과 안전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민선6기가 출발할 때 시민과 약속했던 ‘소통이 가장 빠른 행정수단임을 인식하고 임하겠다’는 여수시의 입장이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여도중학교 폐교를 전제로 한 명문고(사립외고) 설립 계획을 반대하며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청회를 열어서 여수시의 교육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책이 무엇인가를 논의하고 수렴하는 자리가 하루빨리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수시는 사립외고 설립과 관련해 사립외고가 들어설 여도중학교 인근 봉계동 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봉계동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사립외고 설립 반대서명운동이 일어나는 등 시가 추진 중인 명문고 설립 계획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여수시의회는 오는 5월6일 오전 10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와 문화관광정책 연구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4월8일과 9일 1박2일 동안 타 지역 강원외고와 경남외고를 각각 방문해 외고의 제반 운영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청취하고 돌아온 바 있어 당일 공개될 보고서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