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손님의 여수 낚시 기행 - 1편

가을의 진객 갯바위의 백작 감성돔을 알현하다.

2010-10-22     김상현 기자

초가을부터 여수의 유명 낚시 항, 포구는 전국에서 감성돔을 노리는 낚시꾼들로 항상 붐빕니다. 필자도 기사를 핑계 삼아 집사람의 푸념을 뒤로하고 백작을 만나러 나섭니다.

#3:00 새벽 3시 낚시점에 도착하여 차에서 장비를 꺼내어 밑밥도 개고 가지런히 출항할 배 앞에 정리해 봅니다.

평소 같으면 조우와의 동행을 선호하지만 가을 시즌 본격적 감성돔 시즌 초에는 항상 이렇게 홀로 출조하는 것을 즐깁니다. 혼자 출조하는데도 이렇게 챙길것이 많네요.

 

 



 #4:00 승선할 배가 엔진을 켜고 등을 환하게 밝혀서 복잡한 세상사에서 한걸음 떨어져 나와 자연을 벗삼아 한나절 즐기고 또 대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는 낚시인들은 맞이 합니다.

 여느때 같으면 새벽공기가 굉장히 쌀쌀할 때인데 올해는 봄처럼 포근하기만 하니 낚시인들의 옷매무새도 중무장이 아닌 다들 상춘객처럼 가벼운 옷차림으로 하나 둘씩 승선을 합니다.

#6:30 매서운 새벽바람에 포인트에 하선해서 들뜬 마음으로 서둘러 밑밥 몇주걱 뿌리고 약한 플래쉬 불빛에 주섬주섬 채비 하면서 동이 트는 황금 타이밍을 기다리며 담배 한모금을 태우면 세상엔 하늘과 바다 그리고 내가 서있는 갯바위 그리고 내가 노리고 있는 바닷속 그 녀석 그리고 그 녀석과의 교감을 전달해주는 찌만 존재합니다. 

#6:40 여유롭게 찌만을 바라보던 시간도 잠시 지나고 드디어 찌를 통해 녀석의 조심스런 반응이 전해옵니다. 이 순간은 내 모든 신경은 찌를 향합니다. 미약한 예신에 이은 힘찬 본신 대는 U자로 휘어지고 줄은 막 끊어 지려는 피아노 줄처럼 날카로운 파열음을 냅니다. 그 순간 한손으로 지탱할수 없는 긴박한 순간에도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내자신이 우스워 지기도 합니다.

 

 


#8:00 만조시간
짧은 1시간반의 시간동안 끊임없는 입질로 25~30센티는 아들녀석의 구이용으로 아이스박스에 차곡차곡 쌓이고 30을 넘는 녀석은 횟감으로 살림망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초반시즌인 만큼 대물 씨알은 아니지만 가을바다도 육지처럼 풍성한 수확을 가을 시즌 첫 출조에 안겨주네요.  

 

 

 

 

 

#11:30분 철수전 물칸에 담긴 제법 큰씨알의 바다의 백작들입니다.은빛 갑옷을 입은 중세시대의 기사 같기도 하고 기품있는 백작 같기도 한 가을의 여수바다의 최고의 진객 감성돔입니다.

   대학 이후로 10년이 넘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에 내려와서 다잡지 못한 마음을 추스르게 하고 좀더 여유를 지니며 살게끔 나를 인도한 것은 바로 여수바다와 그 여수바다가 주는 풍요로움입니다.

 

 

 

 

 

 

 

12:00 철수하는 뱃머리에서 찍어본 아름다운 금오도 구석구석입니다.
가을 시즌 감성돔 첫출조에서 여수바다의 아름다움도 만끽하고 바다가 주는 풍요로운 손맛과 눈맛도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 항상 꾼들을 기대감에 설레이게 하는 가을의 바다의 백작 감성돔입니다.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여수바다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같이 느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