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는 金거북이의 명당"
"여수는 金거북이의 명당"
  • 윤문칠
  • 승인 2015.04.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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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윤문칠 전남도의원]

 윤문칠 전남도의원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여수는 忠武公께서 거북선을 건조하고 발진기지로 삼아 세기적 4대 해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 낸 자랑스러운 고장이다. 이런 여수에서 한 시기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다. 이처럼 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바로 금오설화와 12거북 월령가에도 나오는 바와 같이 여수는 金거북이의 명당자리이기 때문이다.

전설 속의 거북이는 위는 하늘처럼 둥글고 아래는 땅처럼 편편하며 우주의 축도와 같은 형상으로 용왕은 사자이고 용신의 딸이라 여겼다. 그래서 거북을 붙잡으면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 주곤 했다. 거북과 물의 만남은 소금을 만드는 맷돌처럼 재물을 만들어 바닷물이 마르지 않는 것처럼 여수는 재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천혜의 명당 터로 우리 지역은 물이 좋고 인심이 좋아서 여인들의 마음과 미모 또한 아름답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설화를 보면 여수에는 금오12월령의 거북이가 있었다고 한다. 올림포스 열두 신들, 예수의 열두 제자, 불교의 12연기 설, 서양의 황도 12궁, 12지간 설, 1년 12달, 이 모든 것들의 12라는 숫자는 완성을 의미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여수에는 열두 금 거북이 형상이 1년 내내 숨 쉬고 있어 농가월령가처럼 12달로 엮어 금오월령가를 부를 수가 있었다고 한다.

여수의 金거북 이야기는 금오1월령 항일암(영구암)의 금 거북, 금오2월령 사도의 거북 바위, 3월령 금오산의 금 거북, 4월령은 백도의 거북섬, 5월령은 신풍의 구암 바위, 6월령은 화정면 거북 바위, 7월령 백야도 거북 바위. 8월령 거문도의 거북제, 9월령은 보물섬을 지키는 금오열도(금오도의 지형이 거북을 닮았다), 10월령은 하늘에서 내려 보면 자산공원은 거북모양, 11월령은 오동도의 거북바위, 12월령은 여수공단 제석산의 거북등이 전부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 형상이다.

임포마을의 金 거북은 대웅전 앞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엎드려져 있다. 이 거북은 등허리에 불경을 지고 바닷속으로 막 잠수해 들어가는 형상이다. 그래서 이것을 거북龜(구)자를 붙인 영구암 으로도 불렸다. 이곳은 전국 각지에서 한해 마지막 해넘이와 다음 해 첫 해돋이를 맞는 일출제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고 있다.

그런데 전국 3대 일출 명소인 항일암 거북 머리 정수리 부위에 주민들도 모르게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군 막사의 건축이 강행하고 있다. 수많은 소나무가 무단으로 벌목돼 400여 평이 훼손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다도해국립해상공원을 크게 훼손하는 일일뿐더러 여수시와 돌산읍의 명운이 달려있는 일이기도 하다.

백야도 등대는 1928년 12월 10일에 처음 불을 밝힌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깊은 등대이다. 2005년 4월 육지를 연결하는 백야대교가 개통되면서 등대는 과거 유인 등대에서 무인 등대로 바뀌었다. 섬과 해안이 아름다운 백야도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해송, 호수처럼 잔잔한 청정한 바다 등 백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등대 직원이 손수 만든 조각 작품들이 잘 정돈된 등대까지 차를 타고 쉽게 드나들 수 있어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대 바로 앞 하늘에서도 거북을 볼 수 있는 금오 7월령의 백야도 거북바위를 가로막는 건축물이 들어섰다. ‘군사 시설’이라고 쓰여 있어 어떤 군사 시설인지는 모르지만 공사 안내판을 보면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여수는 여·순 사건으로 희생당한 민간인 피해자 및 후손들이 있는 지역으로 아직 정부 군인들이 저지른 범죄를 기억하고 있다. 명예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향일암과 백야도 금오월령거북의 머리에 또 한번 군부대의 만행과 자연경관 훼손을 보니 과거 일제강점기 쇠말뚝의 만행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일본이 저지른 만행의 쇠말뚝은 무엇인가. 바로 일제 강점기 시절 한반도에 강산의 정기가 모인 곳, 머리 위의 숨구멍이 있는 자리와 척추 같은 혈맥(血脈)의 땅을 끊어놓기 위해 쇠로 된 말뚝을 박아 넣어서 끊어놓으려고 한 혈침만행인 것이다.

거북선의 고향이며 해양관광도시 여수에서 시민들을 무시한 이와 같은 金거북이 머리위에 설치하는 군부대시설은 쇠말뚝의 만행이 안 되도록 원상 복구와 함께 이전되어야 할 것이다. 이 수려한 경관은 우리 여수의 자랑일 뿐 아니라 귀한 정기가 여수에 퍼져있는 金거북이 명당의 터를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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