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민선자치사(12)- 이순신대교는 어떻게 건립됐나
여수민선자치사(12)- 이순신대교는 어떻게 건립됐나
  • 김현석
  • 승인 2021.03.03 0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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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의회 제208회 임시회에서 정부가 여수산단 진입도로를 포함해 이순신대교를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시의회가 이순신대교 국도 승격 촉구안을 가결한 것이다.
안건을 발의한 나현수 의원은 이순신대교는 여수와 광양산단으로 향하는 물동량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 2013년 개통됐다대교를 포함한 9.5상당의 여수산단 진입도로 건설로 여수에서 광양 간 화물 수송시간이 60분에서 5분으로 대폭 단축됐다. 화물 수송시간 단축은 산단 물류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국가기간산업 발전과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도로의 실질적인 수혜를 국가가 보고 있음에도 유지관리는 지자체가 떠안고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산단의 경우 대부분의 세금이 국세로 징수돼 국가에 귀속되고, 여수산단만 하더라도 매년 6조 원 상당의 국세가 징수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기반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장소를 제공하고 산단 운영에 따른 피해를 감내해오고 있는 지자체에 기반시설 유지관리비를 전가시키는 것은 국가가 지자체에 과도한 재정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순신대교를 포함한 여수산단 진입도로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유지관리비를 전남도가 268000만 원(33.3%) 정도를, 여수시가 42.7%, 광양시가 24%를 분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자보수 기간이 끝나는 2023년 이후에는 유지관리비가 1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지자체에 잠재적 재정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여수시의회는 이순신대교를 포함한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 관리주체 개선을 위해 이번에 가결된 건의안을 국회와 각 정당, 정부 해당 부서 등에 송부한다는 계획이다.

이순신대교 탄생 과정

- 신의 한 수는 명칭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

198757일 광양제철이 준공되자, 여수지역에서는 당시 여천공단~묘도~광양을 연결하는 연륙 연도교 건립 의견이 제기되었고, 몇몇 정치인들은 이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묵살되거나 관심을 끌지 못해 진척을 내지는 못했다.

지금의 이순신대교 건립이 이슈로 부각되고, 그 가능성이 희미한 서광으로 빛나기 시작한 때는 바로 JC 대표을 역임하고 여수지역발전협의회 회장이자 후에 민선3,5기 여수호를 이끈 김충석전 시장이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부터다.

김충석 회장이 이순신대교 건립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소식은 지역민들에겐 든든한 희망이 됐다. 그는 일찍이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거뜬히 해결해 낸 전력이 있다.

대학시절 장면 총리를 세 번이나 만났고, 정부는 그가 건의한 실업학교 육성책과 해운업과 조선업 육성책도 채택하였다. 또 서울 남산 소나무 살리기, 전국아동목욕요금 인하, 이충무공 유적 장도·송도 보존 성사, 3 학력고사 시험장 여수 유치 등을 해결한 장본인이다. 무엇보다 그는 중앙 정부와 정·재계에 인맥이 두루 넓었다.

김 시장은 20026·13 지방선거에 여수시장으로 출마하면서 여수산단과 묘도~광양을 잇는 연륙 연도교 사업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그리고는 특유의 뚝심과 논리로 대교 건립 사업을 차분히 설득해 갔다. 하지만 당시 민주당 공천후보였던 순천의 조충훈과 광양의 이성웅 후보는 대교 건설에 희의적이었다.

김충석 후보는 현재 여수산단의 물류를 광양컨테이너 부두까지 운반하는데 1시간 반이 소요되지만, 여수산단에서 묘도와 광양을 연결하는 연륙 연도교를 건설하면 9분이나 10분이면 충분한다. 특히 여수~서울 간이나 여수~경상도 지역도 30분 이상 단축되기 때문에 공단의 물류 뿐아니라 관광이나 일반 국민들의 이용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유류비도 많이 절약될뿐더러 여수세계박람회를 위해서도 신속히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김충석 전 시장은 200319일 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을 만나 연륙 연도교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교량에 관련된 용역예산 확보를 약속받았다. 그리고는 건설교통부를 틈만나면 찾아가 재차 사업 당위성을 피력하였다.

그러자 교량 건설에 미온적이었던 정부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설교통부 유덕상 국장은 실무자를 보내지 않고 김 시장님이 직접 찾아와 이렇게 집념을 보이시니 감동받았습니다시장님, 민자 유치는 하지 마십시오. 민자로 건설하면 모든 차량이 통행세를 내야 합니다. 또 연륙 연도교 명칭을 여수~묘도~광양 간 교량으로 하면 안됩니다. 설령 국가계획으로 확정된다고 해도, 국비는 50%만 지원이 되고, 나머지는 도비 25%, 여수시와 광양시가 합하여 25%를 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엄청난 건설비를 도비나 시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시장님이 늘 말씀하신 대로 여수산단에서 매년 국세를 4조원 이상 거두어 들인다고 밀어붙여 보십시오. 여렵고 힘들더라도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라고 해야 명분이 있습니다. 관광객 편의라든지 하는 말은 이제부터 하지 마십시오. 예비타당성조사만 통과되면 국비지원이 가능합니다고 했다.

대교 명칭을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로 한 것은 오늘의 이순대대교’ 를 탄생하게 한 신의 한 수가 됐다.

건설교통부는 기획예산처에 보내는 20대 과제에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를 포함시켰다.

- 중앙부처 여수시의 정성에 사업 가속

현안 사업이 정부 용역대상으로 결정됐다 하더라도 그 과정은 길고 복잡하다. 투융자 심사, 예비타당성조사, 타당성조사, 기본계획, 기본설계, 입찰공고, 기공의 순으로 가다보면 예정대로 끝나는 경우는 드물고 10년을 넘기기도 한다.

이에 김 시장은 여수국가산단에서 1년에 4조원 이상 국세를 거둬가는 정부가 1년 국세의 20%만 투자하면 될 일을 안하여, 그동안 쓸데없이 물류비와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였는가?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위해서라도 시급하다고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붙잡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논리와 집념이 설득력을 발하여 정부도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 뜻밖의 암초

여수해양수산청은 교량의 높이와 교각사이를 결정하기 위해 의견을 물은 연구용역 기관 KDI교량의 높이는 85m 이상 되어야 하고, 선폭도 날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형선박의 안전 교행을 위해서 교각과 교각 사이는 1,500m가 넓어야 한다는 답변을 보낸다. 광양항에 출입하는 큰 배가 생길지도 모르니 교량은 크고 넓게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이 요지였다.

그런데 이 내용은 건설비를 크게 계상시켜 사업 교량을 애물단지로 전락시키는 우려를 낳을 수 있었다.

앞서 김충석 시장은 여수해수청장을 찾아가 KDI 의견 조회가 올 것이니 교각 사이의 거리와 교량의 높이를 특정하지 말고, 이 항로는 광양컨테이너항으로 입·출항하는 주요 항로로서 선박이 대형화 추세이니 앞으로 나올 대형선박이 통행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만 해 부면 해양수산청 책임은 끝납니다. 용역회사가 세계각국의 대형교량과 선박의 크기를 예측하여 설계할 것입니다고 당부한 적이 있었다.

여수해수청의 답변 내용을 전해 듣고 크게 당황한 김충석 시장은 세계적인 무역항인 홍콩항, 일본의 고베항 등 교량이 있는 곳마다 75m가 넘는 다리가 없는데 광양항에 출입하는 큰 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 억지에 가까운 가설이다다리가 높아지고 교각 사이가 넓어지면 그만큼 m당 건설비가 증가하고, 유지·보수 관리비도 늘어나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여수국가산단진입도로는 시설비가 천문학적으로 들게 되어 다리를 못 놓게 될 수 있다며 여수해수청장을 향해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즉각 후속 문서를 준비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금쪽같은 시간이 한 달이상 흘러가고 있었다.

교량 기초설계안도 복병이 됐다. 김 시장은 광양항 제품 부두 바로 옆을 지나 포스코 공장 안으로 연결돼 있는 설계가 매우 비현실적인 안이라고 판단하고 지금 계획노선에서 150m 서쪽으로 보면, 광양제철을 지원하는 회사들이 모여있는 부두가 있는데, 내만으로 들어올수록 수심이 낮고 펄밭이기 때문에 큰 돌들로 바닥을 깔아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물이 나면 바닥이 휜히 다 드러난다. 이 위로 연결하면 보상금 한 푼 안들이고, 노선도 좋게 공사할 것이다면서 직원들과 현장에 가서 직접 사진을 찍어 담당자에게 보냈다.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돼 2004년도 예산에 기본계획 용역비 10억 원이 책정됐다. 일은 순풍에 돛단배처럼 앞을 향해 나갔다.

- 뒤늦게 나타난 전남도청, 건설교통부 공문에도 미적미적

사업이 확정되자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은 듯 했던 전남도가 슬그머니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건설교통부가 여수시를 사업시행자로 하라는 공문을 보냈는데도 이를 하달하지도 않고 오래도록 붙들고 있었다.

이런 전남도청의 태도로 인해 사업 착수는 또 하릴없이 시간을 낭비하게 됐다. 여수시가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일군 지역 현안 사업을 전남도가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다.

박람회와 전국체전 일정에 쫓긴 여수시는 하는 수 없이 다음 조건을 붙여 전남도의 시행을 용인하게 된다.

  • 비 법정도로이기 때문에, 이대로 준공하면 앞으로 유지 보수 관리비를 전라남도와 상관없이 여수시와 광양시가 맡아서 해결해야 하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법정도로로 만들 것.
  • 시행자가 되면 전라남도 지역업체가 공사비의 49%까지 지분을 갖고 공사입찰에 참가하도록 법으로 되어있으나, 도에서 하면 보장이 안된다. 지역업체가 많은 지분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 일이 있어도 2011년을 넘겨서는 안된다.

여수시의 대폭적인 양보였고 절실한 요구안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여수시의 바람대로 전남도가 움직여주지는 않았다.

김충석 시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걱정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전남도를 향해)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데, 자기들은 꿈에도 생각 못할 엄청안 일을 국가계획으로 성사시킨 여수시를 제치고, 욕심이 나서 억지로 빼앗아 갔으면, 여수보다 더 신속 정확하게 잘 해야지, 상급기관이라고 여수시에서 한 정당한 지적(비 법정 도로를 법정도로로 하지 못한 점)을 무시하고 야단을 쳐! 기본도 못 갖춘 한심한 사람들이다. 앞날이 무척 걱정된다고 한탄했다.

이순신대교 유지·보수 비용은 전남도청이 책임져야

전라남도에서 시행하는 대로 여수~묘도~광양을 잇는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가 비 법정도로로 교량이 준공되면 해마다 늘어나는 유지·보수 비용은 여수시와 광양시에도 부담으로 가중된다.

또 교량 사업이 2년간 지체된 데에도 전남도의 책임이 크다. 그러는 사이 교량 공사비도 애초 7,610억 예산에서 1조 원 이상으로 늘었다. 여수세계박람회 전에 개통되기를 바랐던 여수시의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민선5, 이신순대교 임시 개통, 그리고 여수세계박람회

여수세계박람회를 22개월 앞두고 김충석 민선3기 시장이 다시 민선5기 시장으로 돌아왔다. 김 시장은 교량 관계자들로부터 박람회 개막 전 개통은 어렵다는 보고를 받자 도에서 빼앗아 가고부터 우려했던 것보다 더 최악의 상태로 전남도에서 끌고 왔다며 현실을 개탄했다.

김 시장은 시공 관계자들에게 본예산을 확보해 줄 것이니, 비바람 치는 날을 제외하고 24시간 3교대로 일하여 박람회 개막 전에 임시개통이라도 해야 박람회도 성공개최 할 수 있고, 국가 망신도 사지 않는다며 통사정하면서 독려했다.

전남도의 늑장으로 교량 공사는 200710월 뒤늦게 착공해 박람회 개통은 불가능했으나 민선7기 여수시의 노력으로 2012510일부터 812일 박람회 기간동안 왕복 4차선 임시 개통이 가능했다.

관련해 김충석 시장은 그의 회고록 망중한에서 전라남도가 준공과 동시에 여수시와 광양시가 맡아 유지 보수 관리를 하도록 지시했으나, 내가 2004년에 사업시행권을 전남도에 넘겨주면서 부쳤던 3가지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전라남도가 책임져야 한다고 직접 기안한 문서를 보냈다......그랬더니 국가에서 관리할 때까지 전라남도가 50%, 여수시와 광양시가 각각 25%씩 유지보수관리비를 책임지도록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해 밝혔다.

김 시장은 전남도의 욕심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법정도로로 지정도 못 한 무능한 전라남도가 그동안 해 온 일을 생각하면 할수록, 괘씸하고 속이 무척 상하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01327, 이순신대교 개통

총 공사비 1700원 들인 이순신대교가 여수세계박람회 폐막 이듬해인 2013년에 개통되었다. 개통식에서 김충석 시장은 축사를 통해 뒤늦게 정부계획에도 없던 이순신대교를 우여곡절 끝에 개통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그러나 아직 비 법정도로로 남아 있어, 전라남도와 여수시, 광양시가 유지 보수 관리리비를 부담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잘못된 일이니, 강원도 양양에서 광양까지의 국도 59호선을 이순신대교를 통과하여 석창4거리까지 연결하면 해결이 된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김충석 민선3,5기 시장, 이순신대교 국도 승격 대안 제시

일찌감치 이순신대교 국도 승격을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한 이가 바로 대교 건립의 주역인 김충석 시장이다. 그는 2013년 개통식 현장에서 다음과 같이 대안을 밝혔댜.

여수지역에서만 봐도, 국도를 연장하거나 변경한 사례가 있습니다.

  • 17호선 여수시내 구간은 당초 시외버스 터미널 옆길에서 동성공업사 뒷질로 하여 충무동로터리 조금 자난 골짜기였습니다. 그러나 1970년 시민회관 앞으로 왕복 4차선 대로가 뚫리면서 바뀌었고, 1984년 돌산대교가 개통되면서 다시 돌산 군내리까지 연장되었습니다.
  • 여수~순천 간 자동차전용도로는 박람회 직전에 개통되었으나, 박람회가 끝나자마자 여수시나 순천시의 협의도 없이, 국도 17호선으로 바꾸버린 사례가 있습니다

며 법정도로 59호선 연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여수인터넷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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