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민의 독서일기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심재민의 독서일기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 심재민
  • 승인 2020.10.18 22: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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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오마이뉴스 오연호 사장이 덴마크에 일 년 반에 걸쳐 취재를 다녀온 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펴냈다.

그에 의하면,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도가 높은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사회보장제도이다. 대학교육까지 무료이며, 취업시까지 국가가 생활비와 취업훈련을 책임진다. 해고당했을 경우에도, 재취업시까지 동일한 혜택이 주어진다. 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 지금 걱정이 무엇입니까?’ 라고 한다. 그들에게는 먹고살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다. 굳이 말해야 한다면, 가슴을 뛰게 할 직장을 찾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고 한다. 의료비 또한 평생 무료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정치 사회제도적인 이유 말고, 내면적인 것도 오연호 사장은 소개하고 있다. 그것은 철학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덴마크 부유층은 소득의 50퍼센트 전후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기득권층의 동의를 받아낼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인터뷰했던 어느 덴마크 사람의 답변이다.

우리가 세금을 내기 때문에 덴마크는 걱정 없는 사회가 된 겁니다. 나뿐 아니라 내 친구들이, 그리고 내가 모르는 우리의 이웃들이 평생 병원비를 걱정하지 않고 진료받으며, 건강을 돌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이 말에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 그러한 철학의 대중화에는 루터교 목사인 니콜라이 그룬투비가 있다.

우리나라도 가톨릭, 개신교를 합치면, 기독교인수가 꽤 많은 편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뉴스앤조이 조사에 의하면, 한국 교회는 대형 교회일수록, 목사나 장로나 권사같은 중직자일수록 가난은 개인의 잘못이며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답했다.

아마도 그런 응답을 한 사람들은 내가 번 돈을 반이나 떼어가서 일면식도 없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요?”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덴마크는 또한 개인은 특별하지 않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소중하다라고 하는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 생각 속에는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랑 뿐 아니라, 모두가 같다는 평등사상이 들어 있다. 빈부, 학력, 직종, 성별을 떠나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큰 집에 산다고 부러워할 것도 없고, 의사이기에 선생님이라 불리고, 배관공이라서 김씨라고 불리지 않는다. 택시기사가 의사 변호사들과 허물없이 이웃모임을 가지는 나라, 덴마크이다.

덴마크의 사회안전망을 이야기해 주면, 사람들은 공산주의와 혼동한다. 덴마크와 공산주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개인의 자유이다. 공산주의는 국가가 계획하고, 그것에 맞추어서 개인들을 배정하고 조정한다. 그 어떤 것도 시민들이 선택할 수 없으며, 공산당 최고위층에서 결정된 사항을 상명하복으로 따라야만 한다. 반면, 덴마크에서는 모든 선택은 평등한 각 개인이 하며, 국가는 그런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던 든든하게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할 뿐이다.

덴마크처럼 행복하기 위해 철학을 바꾸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생각을 바꾸는데에는 독서와 토론이 가장 효과적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같은 소재로 함께 토론하면서, ‘가 아닌 우리가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우리의 생각은 바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독서, 토론과 관련된 포스팅을 하는 계정들을 팔로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들에게 전해지는 나의 좋아요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데에 작지만 큰 힘을 발휘할 것을 기대한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솔직한 내 생각을 말하자면, 당연히 할 수 있다. 인터뷰 중에 어떤 덴마크 사람은 자신의 아버지 세대만 해도 실업을 걱정하고, 노후를 고민했다고 했다. 우리도 지금 시작하면, 우리 세대는 아닐 지라도, 다음 세대는 옛날을 이야기하며 행복한 한국인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을 믿는다.

- 심재민 어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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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아 2020-10-19 15:20:06
감사하고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