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여수시 이슈(2) - 공무원 갑질 논란과 편파보도 논란
민선7기 여수시 이슈(2) - 공무원 갑질 논란과 편파보도 논란
  • 김현석
  • 승인 2020.08.24 0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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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3월 지역 공중파와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여수시청 여성 신규 공무원이 직장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받아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사 내용은 공무원 갑질 사건으로 불리며 지역에 파장을 냈다.

언론은 사안의 중대성을 부각시키며 해당 공무원 뿐 아니라 지자체장인 권오봉 시장을 향해서도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언론이 시청 공무원을 대표하는 시장에게 갑질 사건에 대한 엄중 문책을 요구하며 매서운 비판에 나서는 것은 당연히 언론 본연의 이다.

그러나 언론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 보도하는 것 못지않게 관련 당사자들의 입장을 왜곡 논란 없이 정확이 보도하는 것 또한 언론에 부여된 본연의 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른바 공무원 갑질 사건을 다룬 기사들 중 일부 내용은 팩트를 왜곡해 보도했다는 비판과 함께 시민들로부터 과연 언론의 본령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받는 상황을 맞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우선, 피해자인 신규직원의 주장대로 여수시청 상급자가 가했다는 모임참여 강요, 술자리 참석 요구, 근무 시간 외 업무 지시, 휴일 업무 지시, 부당업무배제 등은 대단히 잘못된 행위다. 피해직원에게는 감당 못할 상처가 됐고 결국 신규직원은 사직서를 내고야 말았다.

여수시는 즉각 진상을 조사한 후 가해 공무원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 조치는 직장상사로부터 사직서를 낼 정도의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받은 피해 여성의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매우 미흡했다. 피해자의 심정에 동정하는 시민들이 보기에는 여수시의 대응이 밋밋하고 안일했다. 시민들은 시장이 직접 피해자를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보는 장면을 기대했다. 그리고 직장 내 갑질 문제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가해 공무원을 대신해 고개 숙인 사과를 보고싶어했다.

가해 공무원 처분을 경고로 결정한 시의 입장이 나왔다. 시는 피해자의 주장을 존중하면서도 가해 공무원의 공적과 당시 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업무가 과중되어 있었던 상황도 고려해 처벌 수위를 정했다는 설명이다. “2014년부터 우리 시 현안사업인 이순신도서관 건립업무를 총괄하여 성공적으로 준공까지 추진한 유공과 평소 업무에 열정적인 면을 감안하여 경고 처분을 내리고 타도서관으로 보직 이동 조치하였다면서 피해직원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할 것과 동일 사건이 재발 시에는 엄중 문책하겠다는 조건으로 경고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시의 진상조사가 미흡하고 처벌 수위도 약하다징계가 아닌 경고로 그친 시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시장을 향해서는 자신의 자식이 이런 경우를 당했다면 이런 (가벼운) 조치로 끝냈겠느냐며 힐난했다.

공무원노조는 사안이 심각하다며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특정 매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피해자 입장에서 보지 않는다”, “가해 공무원을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심지어 권오봉 시장에 대한 편견을 숨기지 못하는 기사까지 등장한다.

이에 시도 구체적인 진상조사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반박한다. “신규직원이 (그만두기로) 결정하게 된 이유는 B팀장과의 업무처리과정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공무원이 본인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고 사표제출 시기에 본인 출신대학인 ○○대학교 도서관 일반계약직으로 최종합격된 것으로 보아 연고지에서 근무하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권오봉 시장은 직접 상황 설명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325일 시청 출입기자들이 있는 브리핑룸을 방문해 차담회를 가진다. 이 자리에는 지역 공중파를 포함한 5개 언론사 기자가 참석했다.

차담회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유는 일부 언론이 권 시장의 발언 중 특정 대목만을 뽑아 기사화 하면서 왜곡 편집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권오봉 시장: 시 직원 어린 직원들이 시에 들어와서 적응도 안되고 힘든 시기인데 상사한테 폭언도 듣고 마음의 상처가 깊었을 것입니다. 관리자로서 시정에 직원들 하나하나에 대해서 이렇게 잘 살펴보고 그래야 되는데 도서관에서 그런 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직원들한테 굉장히 미안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사과하는 뜻에서 도서관 사서직 직원들하고 식사를 같이 합니다. 나도 24살에 공직을 시작해서 처음 다 낯설어 사람도 모르고 이게 무슨 이치도 모르고 원리도 모르는데 나한테 누가 험하게 하고 험한 애기 하고 보통일이 아니지요. (중략)

이번 논란을 보면서 지금 우리 공직내에서도 상대방의 이런 차이, 신입 직원들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이런 부분하고 팀장, 기존 직원들과의 인식차이가 굉장히 크다는 걸을 느꼈습니다. 저희 때만 하더라도 상관한테 심한 소리 듣고 때로는 구타를 당해도 그거는 그냥 그런거니 했는데, 요즘은 군대도 그렇고 일절 못하게 하잖아요. 그걸 하지마라고 공무원 강령에도 돼있지만, 아직 인식이 덜됐구나...”

대략 권오봉 시장의 발언 요지는 공직 사회 갑질 문화에 대해 안타까움을 피력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일부 보도는 저희 때만 하더라도 상관한테 심한 소리 듣고 때로는 구타를 당해도 그거는 그냥 그런거니 했는데라는 부분만 인용 보도했다. 권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주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시장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취지와 다르게 일부 편집 보도되어 매우 유감이다고 맞받았다.

언론 보도를 접한 권 오봉 시장은 개인 페이스북에서 차담회 녹취록을 공개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제가 예전에는 맞고도 근무했으니 폭언이나 근무강요를 하는건 아무렇지도 않은거다 라고 들리십니까? 제 의도는 도입부분에 분명하게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일부분을 편집하여 보도하는것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노조에서 요청한 인권위원회 진정과 감사원 감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시 전체 갑질문화 근절을 위한 자체감사도 실시하겠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시청 내부 문제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무엇보다 미흡한 대처로 상처받았을 직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차담회 자리에 참석했던 기자들도 당일 권 시장의 발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반응이다. 소위 나 때는 말이야~”라는 부분보다는 관리자로서의 반성과 조직문화 변화의 필요성 등이 더 중점적이었다는 기억이다.

시는 관련 보도에 대한 언론중재위의 조정권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해당 공무원은 징계처분을 받았으며, 사서직 등 소수직렬의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다른 부서에서도 근무할 수 있도록 지난 76일자로 인사 발령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이란 공인으로서 공적사안에 대한 평가와 비판은 폭넓게 용인되더라도 지속된 오해와 편견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반론했다.

숙고를 거듭하던 권오봉 시장은 512시정 주요 현안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직문화 전반에 대한 쇄신책을 발표한다.

권 시장은 간담회에서 회식문화개선과 연병가와 대체휴무 보장, 업무시간 외 단톡방 사용 제한 등 공직사회 잘못된 관행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동호회 운영 활성화와 화합하는 직장 만들기 실천 서약, 소속 근무부서 홍보 영상 제작 및 SNS 홍보로 달라진 소통 문화를 소개하는 등 신명나는 직장 분위기 조성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신규 공무원 적응을 위해 신규 직원 워크숍을 전문교육 기관에 위탁해 공직가치와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높이고, 멘토링 제도를 운영해 공직생활에 안착을 돕고, 공무원 역량강화 교육을 6급에서 7급으로 확대해 준비된 중간리더로서 역량을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갑질행위나 공직비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공직자 고충상담센터를 상시 운영해 철저한 조사와 개선이 가능한 부분은 전 부서에 즉시 전파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하급자가 상급자를 평가하는 조직 화합 리더십 평가2회 실시를 약속했다. 갑질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는 견제장치로 보인다.

사서보건농업지도직 등의 근무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소수 직렬 보직 순환제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공무원 갑질 논란기사 왜곡 논란으로 이어지며 한동안 여수시 이슈로 회자됐다. 이러한 논란들은 여수시 공직사회 쇄신책을 낳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갑질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긍정적 효과도 냈다.

지난 사태의 과정을 짚어보면, 여수시장이 가해 공무원을 두둔했다는 비판은 다소 궁색한 논리로 보인다. 언론도 갑질 논란에서 피해갈 수 없는 대상이라는 걸 인정한다면 적어도 비판에는 궁색한 논리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언론의 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여수인터넷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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