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민선자치사(10)-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여수 민선자치사(10)-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 김현석
  • 승인 2020.06.05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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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여수시.  여수인터넷신문사
여수시청 전경. 사진제공)여수시. 여수인터넷신문사

 지역의 우수한 중학생들이 고교를 타지로 선택해 나가는 것은 그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게 지역민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각 지자체에게 관내 고교 진학률 높이기 정책은 최대 현안에 속한다.

여수지역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졌던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여수시 고교평준화는 2005년 전교조 출신 소수 운동가들이 주도해 실시됐다. 그 이후부터 성적이 상위권에 속한 관내 중학생들은 대거 타지역 고교를 선택하기 시작했고 이 전출상승율은 한동안 꺾이지 않았다. 지역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윤문칠 전 전라남도 교육의원은 “(여수는) 몇몇 사람에 위해 전국에서 제일 적은 6개 고교(3, 3)인데도 평준화를 시작한 도시가 되어 안타깝다평준화가 실시된지 15년이 되었는데, 우리지역에 누적된 온갖 적폐와 소통 부족으로 계속 인구가 6만 여명이 줄어 28만 명 선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희생의 교육도시가 되었다며 현 여수교육이 처한 현실을 개탄했다.

이어 그 당시 고교평준화정책을 부르짖었던 그 때 사람은 다 어디가고, 지역에 많은 정치, 행정가들이 많은 공약을 내세우고 예산을 서로 가져왔다고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인구와 교육 평준화에 의한 현수막은 찾아볼 수가 없다. 여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교육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있었는가?”라며 고교 평준화 이후 변화된 지역상황을 비판했다.

여수시는 꾸준히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을 펼쳐왔다. 2013년에는 관내 교육기반 우수 중학교에 인센티브 1억원을 차등지급하면서 전년대비 우수한 실적을 올린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1억원의 상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3 우수학생 진학지도 학교 장려금으로 5천만원을 매년 해당 중학교로 지원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시설비 등에 투입되는 학교 현안사업비와 교원 연수 활동비도 상사업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고 했다.

야간 자율학습 지도와 학생 진로지도 상담에 수고하는 일반고 교사들에게도 진학지도수당을 지원하고 여수교육지원청과 연계해 유고 모범교원을 대상으로 역사체험 연수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고 덧붙여 밝혔다.

2013년도부터 여수시는 교원사기진작사업 65천만원, 장학금을 포함한 지역인재양성에 28억원, 명문학교 육성에 7억원, 원어민 영어교사 인건비와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지원청이 주관하는 각종 프로그램 지원에 약 385천만원등 총 80억원의 교육경비를 투자하기 시작했고 민선7기에는 총 120억원의 교육경비가 여수교육지원청을 통해 집행되고 있다.

 

여수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1978년부터

흔히들 여수의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2005년 평준화 이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 이 운동의 시초는 1978년부터다.

1978년 여수JC 김충석 회장은 해마다 300여 명의 고등학생들이 서울, 광주, 진주, 전주, 순천 등으로 진학하여 대략 1,000여 명의 학생들이 외지에서 유학 중인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김 회장은 학비나 하숙비, 교통비로 적지 않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었고, 유학을 간 학생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청소년기를 여수에서 부모와 함께 보내는 것이 애향심도 길러주고 여러모로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수교육 중흥을 위해 내 고장 학교 보내기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한 김 회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여수 교육을 못 믿어서 외지로 보낸 학생은 어쩔 수 없지만, 내년 학기부터라도 여수에서 중,고교로 진학하도록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여수의 교육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관내 각 기관들과 학부모들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본인부터 자식들을 관내 중, 고교로 진학시키는 본을 보였다.

1981년 여수에 대변화가 시작됐다. 호남에서 진학지도의 왕이라고 불리는 고영환 교장이 여수고로 부임해 온 것.

고영환 교장은 김충석 회장을 만나 자신의 성장과정과 교육계 입문 후 뚜렷한 소신과 목표로 가는 곳마다 기적을 일으켰던 사례들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김 회장님만 도와주시면 여수고는 물론 침체된 여수 교육을 살려낼 자신이 있습니다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여수고 육성회장으로 취임한 김충석 회장은 즉시 자비로 육성회 기금을 마련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게 된다. 김 회장은 서울 일류고등학교가 치른 모의고사 시험지들과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전국단위 평균성적을 입수한 후, 그 문제들을 그대로 여수고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게 했다. 당시 이전까지만 해도 생각지도 못한 시도였다. 같은 시험지로 성적을 받아 본 학생들은 진로선택을 위한 입시공부에 상당한 정보를 얻게 되어 사기충천했다.

여수고에서 시작된 학습열풍은 여수여고로 전이됐고 1982년부터는 타지로 전출하는 고교생이 현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내 고장 학교보내기 운동이 여수지역에 열풍을 일으키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또 김충석 회장은 1985년 정부에 대입제도 개선에 대한 건의서를 보냈는데 이 건의내용 중 상당부분이 교육당국에 의해 채택돼 놀라움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김 회장은 1984년부터 당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대입학력고사 시험장을 변경하는 여수 유치 운동을 주도해 이를 관철시켰다.

당시 여수의 고3학생들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대입고사를 보기 위해 동트기 전 이른 새벽에 일어나야 했다. 어둔 학교 운동장에 집결해 단체버스를 타고 고사장인 순천지역으로 이동해 시험을 치렀다. 누가봐도 지역 학생들에게는 매우 불리한 환경이었다.

전국적으로 대입고사를 보던 지역이 36개 시군이었으나, 1985학년부터는 여수에서도 대입학력고사를 볼 수 있게 됐다. 여수지역 학부모와 교사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민선 3, 5기 김충석 시장, 대대적 내 고장 학교보내기 운동전개

여수시 민선 3기와 5기 시절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었던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애초 이 교육중흥운동을 시작했던 JC 김충석 회장이 민선시장으로 당선되어서다.

200310월 전 여수고 고용환 교장이, 2004년에는 전 여수여고 정재엽 교장이 여수시민의 날에 초대돼 김충석 시장으로부터 시민의 상을 받았다.

민선5기 여수시는 입시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도권 및 지방 국공립대 입시요강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관내 중,고교 학생들이 대입 수시전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울의 입시전문 강사를 초대해 강의를 듣게 됐다.

더불어 시는 수시전형에 활용할 수 있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때부터 여수는 주말이면 자신의 전공적합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로인해 교육열풍이 일었다.

학생들은 수시전형에 전공적합성 심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일찍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각자 자신에 맞는 직업군을 탐색하면서, 그와 연관된 대학 관련 학과를 찾아냈다.

이후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의 성과는 대입 수시 제도의 변화와 그 기울기를 같이한다. 운동의 명칭은 흐릿해지고 있지만, 이 운동의 방향은 지금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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