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중 고교 인터넷 개강에 즈음하여
초 중 고교 인터넷 개강에 즈음하여
  • 심재민
  • 승인 2020.04.20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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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민 어학원 원장
심재민 원장
심재민 원장

 작년까지만 해도 난 수시 극력지지자였다. 그 이유는 자방 학생들의 명문대 진출 기회를 확보하고자 함이었다. 지방은 공교육 사교육 모두 수도권에 뒤쳐진다. 수시의 장점 중 하나로 내가 거론한 것은 졸고 쉬던 학교에서, 진지하게 수업을 듣는 공교육으로의 전환이었다.

올해, 난 정시 찬성자가 되었다. 그 동기는 작년과 변함이 없다. 학생들을 위해서다! 코로나19 때문에 인터넷 수업이 개강했다. 수업 내용은 모두 EBS강의를 올린 것. 동영상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였겠지만, 평소의 수업을 그대로 인터넷에 공개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난 단연코, 사교육 시장의 최대 지지자는 학교 교사들이라고 생각한다. 너 나와서 설명해봐. 이 말은 수행평가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학생 스스로 공부하게끔 기회와 동기를 주는 것은 옳다. 하지만, 그 뒤에 따라야 할 교사의 꼼꼼한 보충설명이 부족하거나, 또 없다. 시간상, 신속히 진행하지 않으면, 전체 학생들에 대한 수행평가가 어려워서인 것 같다.

시험은 그런 수업이 진행된 후에 치러진다. 수행평가한다고 다같이 뒤적여 본 교재는 그나마 나은 편, 양도 많고 난이도도 높은 모의고사는 오로지 학생만의 몫이다.

여기가 부모의 경제력이 힘을 발휘할 찬스. 영수 각과목당 30~35만 원, 두 과목이면 60~70만 원, 고등학생 자녀가 둘이면 120~140만 원. 부모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시험에 임해도, 학교에서 들려오는 답변은 비슷하다. 공부하니? 안하니? 학원 다니니? 다른 데로 옮기는 게 좋겠다!

정시도 아무래도 수도권에 유리하다. 하지만, 전국 최고수준의 인강 강사들 수업을 학원비 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혹은 무료로 인터넷을 통해 학습이 가능하다.

20년 전처럼 인터넷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수시가 공정한 사회를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인터넷상의 양질의 컨텐츠가 차고 넘치는 지금, 수시는 내신 점수를 위해 필연적으로 사교육의 문을 두드리게 만드는 원흉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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