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민선자치사(3)- 진통끝에 탄생한 '여수엑스포역'
여수 민선자치사(3)- 진통끝에 탄생한 '여수엑스포역'
  • 김현석
  • 승인 2019.09.0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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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열차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여수세계박람회장
낭만적인 수변공원, 여수관광의 관문
엑스포가 연상되는 역명

 

여수엑스포역. 사진제공)여수시.  여수인터넷신문사
여수엑스포역. 사진제공)여수시. 여수인터넷신문사

 2011513일 오후 2시 여수시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철도역명 개정 시민공청회가 개최됐다.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사후 여수가 세계적 미항도시이자, 국제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박람회 연관 시책을 집중하고 있던 민선5기 여수시는 먼저 여수역명 개정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구했다.

여수YMCA가 주관한 이날 공청회에는 교수, 지역 언론인, 여수시의원, 시민단체가 참여해 역명개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공청회가 개시된 배경에는 여수시의회와 한국철도공사가 여수시에 역명개정에 관해 정확한 시민 여론을 들어보자고 요구해서다.

당시 역명개정 추진은 2010724일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상황 점검 차 여수역을 방문한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이에 여수시는 면밀한 검토에 착수했고, 그 결과 역명개정이 여수시를 찾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혼선을 방지하고 3통합 도시의 이미지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12여수세계박람회 분위기 확산과 홍보에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역명개정은 여수역엑스포역으로 여천역여수역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추진절차는 전라남도 협의를 거친 다음, 한국철도공사에 역명 개정 신청이 접수되면 역명개정심의위원회(한국철도공사 소관)가 이를 심의, 의결하는 순이다. 시민공청회도 개최해야 한다.

시민공청회에서 물류교통 전문가인 전남대 물류교통학과 최창호 교수는 남해안 선벨트의 거점으로 여수를 대표하기에는 신여천역이 위치적으로 좋기 때문에 여수역으로 개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여수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역명개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개정 찬성이 높게 나왔다.

여수역여수엑스포역으로 신여천역여수역으로 역명 개정하는 내용을 묻는 안에 65.1%찬성한다로 답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당시 5월 여수시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남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였다. 역명 개칭에 반대한다25.6%, ‘잘 모르겠다8.9%, 기타 0.4%로 조사됐다. (조사규모 1,032,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3.05%p)

       여수시의회 여수역’ -> ‘여수엑스포역개정 반대

그러나 민주당 일색인 여수시의회는 당시 정치적 상황(민주당 오현섭 민선5기 시장선거 패배)과 맞물려 무소속 당선 시장이 추진하는 역명개정 방침을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자 여수시민들은 민주당 시의원들을 향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고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철도 역명심의위원회는 당해 4월에 한국철도공사가 신청한 여수역여천역의 철도역명 개정을 심의, 의결했다. 이제 역명은 국토해양부 고시만 남겨 둔 상태.

이에 여수시는 이러한 의결 과정을 밝히면서 사실상 여수엑스포역여수역으로 역명 개정이 완료됐다““역명 개정을 통해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찾는 관람객들의 혼선을 방지하고 도시이미지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시는 일부 반대의견이 있어 여수시민과의 대화, 공청회, 설문조사 등의 여러 절차를 통해 정확한 지역여론을 수렴하는데 주력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하튼 역명개정이 확정된 만큼 이제는 소비적인 논쟁은 접어두고 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해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고 제안했다.

이제 한국철도공사는 절차에 따라 7월 중에 개정역명을 관보로 고시하고, 새로 개정된 역명은 KTX 개통 예정인 오는 9월말부터 사용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창곤, 김유화 시의원을 중심으로 여수시의회의 반대는 계속됐다. 시의회는 철도전문가인 정 장관의 제안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정 장관은 철도청장(1998),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이사장(2003),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2004), 우송대 철도건설환경공학과 석좌교수(2007)를 지낸 철도전문가다.

정 장관은 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지금의 여수역여수 엑스포역으로 개명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해 준 것.

정 장관과 여수시는 역명 개정이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역명칭의 헷갈림을 방지하고 교통 분산 효과와 관광 수요 증대에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누누이 시의회에 설명하고 설득했다.

철도청 관계자는 “‘여수엑스포역의 장점으로 기차역에서 바로 내리는 곳이 엑스포장이면서 동시에 관광지이기도 한 곳은 대한민국에 여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것은 관광명소로는 대단한 잇점이며, 엑스포 사후활용 측면에서 메리트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철도시설공단은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을 위해 '여수 엑스포역'을 내년 4월까지 총 3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현재 일일 수용능력 7600명에서 2474명이 이용가능한 시설로 변경한다는 언론기사도 나왔다.(데일리안, 201176)

여수시는 이 정도의 상황이라면 역 명칭 개정에 대한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시 관계자는 역명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추진하고자 지난해에 시의회를 방문했다"면서 "그러나 시의회는 말도 꺼내지 못할 정도의 분위기였다고 진행상황을 밝혔다.

정작 시의회는 여론조사전문 기관에서 실시해 역명개정 찬성이 높게 나온 것을 의심했다. 여론조사 문항순서가 잘못되어 찬성여론이 높게 나왔다는 것.

시의회는 한 발 더 나아가 철도청에 공문을 보내 역명개정을 박람회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해 역명을 개정하자는 얘긴데 이를 박람회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구한 게 말이 되느냐며 시의회를 질타했다.

2011년 하반기 여수시의회 정례회에서는 역명개정 관련예산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나왔다. 국토해양부 고시만 남겨 둔 상황이었다.

또 시의회 정례회 첫 날 여수시장이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시의회를 무시해서다라는 시의원들의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여수시장은 박람회 홍보차 외국 출장 중이었다. 시중에서는 민주당 일색 시의회가 무소속 시장을 사사건건 발목 잡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시와 시의회와의 갈등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의 피로감은 점점 커져갔다.

여수시의회가 역명개정에 필요한 예산을 승인하지 않겠다면서 무소속 시장을 향해 강성발언을 쏟아내던 바로 그 때!

이 때는 마침 민주당 소속 여수시 의원 7명이 무더기로 뇌물수수 및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항소심에서 의원직상실형을 선고받은 날이었고, 김영규 시의장이 이와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한 바로 그 자리였다.

민주당 일색 시의회에게 자중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오로지 무소속 시장을 압박하는데만 정신이 쏠려있을 뿐이었다.

시의회는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불과 300여일 앞둔 시점에서 '여수 역명 명칭 변경 반대'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한다.

여수시의회의 반대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시의회는 당해 719일 정례회 안건으로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KTX철도 여수역 역명변경금지 가처분 신청 및 역명변경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의한다. 김성식(민주당) 시의원의 발의로 19명 표결에 찬성14, 반대4, 기권1명으로 전격 처리됐다.

시의회가 뜻있는 시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고 갈 때까지 가겠다는 결기를 보여준 것.

김성식 시의원(민주당)은 발의에서 역명 개정을 통과시켜 준 철도공사의 잘못이 있어서 소송을 제기한다모든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 역명개정을 저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의원들 일부가 714일 대전 한국철도공사 부사장을 만나고 온 사실이 이날 공개됐다. 하지만 이날 면담에서 시의원들은 철도공사 관계자로부터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한 채 돌아왔다.

이 자리에서 철도공사는 사실상 최종 결정된 개정 역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다.

이때쯤 일부 시의원들이 역명개정에 찬성한 시민들의 뜻을 존중하자는 의견을 내기 시작한다. 김상일 시의원(민노당)은 안건 질의서에서 굳이 소송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며 소송 반대의사를 밝혔고, 박정채 시의원(민주당)국토부를 상대로 소송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이해를 구하면서 협의점을 찾아야지 국가를 상대로 소송한다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덕수 시의원(민주당)작년 박람회장 방문 시 정종환 장관이 역 개정에 관심을 갖고 역명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소송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며 소송에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또 이성수(민주당) 시의원도 소송 결의안 반대표를 던졌다.

역명변경금지 가처분 신청 및 역명변경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여수시의회에 대해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번 여수시의 역명개정에 관한 모든 절차와 규정이 철저하게 지켜졌으며 모두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처리되었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국토부 고시를 앞 둔 상태이며 번복될 확률은 거의 없다. 또한 여수역명 개정 절차는 여수시의 요청이 아니라 전라남도의 공문 요청에 의해 공식 접수된 것이다고 상세히 밝혔다.

여수시의회가 철도공사를 상대로 결의한 소송안이 사실상 무리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남도가 공문을 접수한 날은 419, 이어 여수시의 여론수렴 결과를 받은 날은 517일로 확인됐다. 한국철도공사 관계규정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시의회의 의견을 꼭 들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지방자치단체는 행정기관(시장)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안건 발의에 나섰던 시의원도 소송제기를 위한 법률적 검토나 법적 비용에 대한 어떤 사전 준비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역명개정에 관해 여수시의회가 할 수 있는 뾰족한 반대수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시의회는 여수시민의 높은 찬성여론과 철도공사의 행정절차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816일 제133회 임시회에서 여수시장이 제출한 ‘KTX 철도 역명개정에 따른 동의안을 의결, 처리했다.

의결안에 따라 여수역여수엑스포역으로, 줄인 명칭은 엑스포역이 됐다. 다만 여수역으로 변경키로 한 여천역은 박람회 개최 후에 다시 논의키로 했다. 현재 여천역은 예전 그대로 여천역으로 남아 있다.

<계속> 여수 민선자치사(4) - 여수 초도가 우주기지 될뻔

[여수인터넷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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