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추모' 대신 '위령' 선택한 여수시의회에 시민들 "찬물 끼얹었다"
여순사건 '추모' 대신 '위령' 선택한 여수시의회에 시민들 "찬물 끼얹었다"
  • 김현석
  • 승인 2019.04.0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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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여수시의회가 가결한 개정조례안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시민들은 시의회를 향해 “70년 만에 조성된 화합·상생 분위기에 여수시의회가 시원하게 찬물을 끼얹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이는 여수시의회가 지난달 27일 열린 제191회 임시회에서 가결시킨 여수·순천 10·19사건 지역의 희생자 위령 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여순사건 희생자 추모 사업에 대한 명칭을 기존의 '추모사업'을 ‘위령사업으로 수정하자는 내용이다.

원래 조례안에는 평화공원 조성사업, 여순사건 희생자 관련 자료 발굴, 평화·인권 교육사업, 희생자 추모 및 지원사업 등이 담겼다. 해당 상임위인 시의회 기획행정위는 조례개정을 통해 희생자 추모 사업 시민추진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뒤늦게 주종섭 의원이 추모명칭을 위령으로 바꾸자는 수정안을 발의하면서 의원들간 격론이 벌어졌다.

지난해 여수시와 여순사건유족회, 종교단체, 그리고 시민위원회는 여순사건 70주년 사업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추모라는 단어를 공식 사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 또 시의회 여순사건 특위와 집행부 실무부서에서도 추모사업 시민추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통일했고, 상임위에서도 이를 승인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70년 만에 상생과 화합의 분위기가 형성됐다이 분위기를 범국민적 공감대로 확산시켜 지역의 숙원인 여순사건특별법 제정으로 이어가자는 환영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이번 시의회의 추모명칭 개정은 이런 지역사회 분위기에 되레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 됐다.

개정안을 낸 주종섭 의원은 시민추진위 명칭을 위령사업으로 변경하는 것은 조례의 제명과 내용의 통일성을 기하고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조례 명칭이 위령사업으로 돼있고 기획행정위 수정안 제7조 위원회 기능, 8조 위원회 구성, 16조 포상 규정 등에 위령사업이라고 규정돼 있는데 유독 제5조 추모사업 시민추진위회만 위령사업으로 수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행정위 박성미 위원장은 위령으로 할 경우 여순사건에 관한 행사에 기독교계에서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인데다 유족회도 추모에 동의했고, 상임위도 집행부와 합의해 추모로 표현하기로 했는데 위령으로 수정안이 내밀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며 수정안 반대 및 원안 가결을 요구했다.

박 의원의 우려대로 여수시기독교단체총연합회는 42일 긴급 성명을 내고 죽은 사람의 혼령을 위로하는 위령이라는 용어는 신앙의 도리에 비춰 받아들일 수 없다기독교계의 합동추념식 참여를 위해 추모사업추진위로 개칭해 달라고 촉구했다. 합동추념식 불참의사를 비친 것이다.

결론적으로 여수시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여순사건 희생자를 위한 조례 제정을 시도해 추모사업으로 정했던 시민위원회의 합의 사항을 무시하고 명칭을 위령사업으로 변경함으로써 70년 만에 형성된 지역사회의 화합분위기를 깨뜨리고 오히려 갈등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 됐다.

위령명칭에 찬성한 의원은 서완석, 문갑태, 정경철, 고용진, 주재헌, 고희권, 김승호, 나현수, 주종섭, 강현태, 김영규, 김행기, 백인숙 등 13명이며, 반대한 의원은 송미향, 박성미, 정현주, 정광지, 강재헌, 이선효, 전창곤, 김종길, 이찬기, 송하진 등 10명이다. 비례대표인 이미경, 민덕희 의원은 기권을 선택했다.

[여수인터넷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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